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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애의 자유인 원효~
    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고승열전 2007. 12. 2. 07:42
     

    ~무소유와 무애의 자유인~

    元曉大師(원효대사)

    걸림없이 살게나 물처럼 바람처럼

     

     한국불교 사상 가장 걸출한 스님 중의 한 분으로 꼽히는 원효대사는 서기617년 신라 진평왕 39년에

    지금의 경북시 자인면 불지촌에서 태어났다.

    - 속성은 설(薛)이요, 속명은 서당(誓幢)/ 잉피공(仍皮公)의 손자 /담내내말(談渿乃末)의 아들/압량군(장산)

    남불지촌의 북쪽 율곡 사라수 아래서 낳다. 원효를 놓고 어머니는 몇 일후 죽다. 아버지도 원효가 3살 때

    낭비성 전투에서 죽고 조부에 의해 길러졌다.-

      흥륜사에서 법장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고,  영취산 반고사의 낭지(朗智)에게 <법화경>공부를 하였다.

    그 후 낭지법사의 명으로 의상과 함께 고구려에서 백제에 와 있던 보덕화상을 찾아가 <열반경>과

     <유마경>을 배웠다.

      34세 되던 650년 경전 공부를 위해 당나라로 갔으나 요동(遼東)에서 고구려의 순라군에게

    붙잡혀 실패했다. 그 후 661년 의상과 함께 2차 유학을 시도 했으나, 무덤 속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어 서라벌로 되돌아 왔다. 이때부터 원효스님은 저술에 매진하여 <열반경소><법화경종요>

    <능가경종요><유마경소>등 무려 240여 권의 책을 남겼다.

      태종무열왕의 공주인 요석(瑤石)이 스님을 흠모한 끝에 훗날 신라 十賢의

    한 사람인 설총(薛聰)을 두었다. 이후 스님은 속복차림으로 스스로 복성(卜姓)거사라 일컫고 무애의

    보살행으로 대중교화에 앞장섰으며, <금강삼매경론소>를 짓는 등 저술에 몰두하였다.

     686년 (70세) 음력 3월 30일 穴寺에서 입적하였다.

      - 서울 효창 공원에 원효동상이 건립되었고, 원효대교가 세워졌으며, 국제 원효학회가 발족되는 등

    스님의 뛰어나 업적을 기리고 사상을 연구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 지은이 : 윤 청광/ 전남 영암 출생 / 동국대 영문학/ BBS 불교방송 고승열전      

      <불교를 알면 평생 즐겁다> <불경과 성경 왜 이렇게 같을까?> <회색고무신>

          우리출판사

     

     

    ◈ 이 세상 고달픈 중생들은

         오늘도 밑 빠진 독에다 물을 붓고 있음이니~


         기를 쓰며 물을 길어다 붓지만 밑 빠진 독에 어찌 물이

         가득 차기를 바라겠는가?

         사람의 욕심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가득 차지 않는 법

         하나를 가진 사람은 열 갖기를 원하고, 열 개를 손안에 넣으면

         백 개 갖기를 원하게 되니~


         벼슬 욕심, 명예 욕심 그리고 음욕 또한 그와 같은 것.

         채우고 또 채워도 가득 차지 않으니

         애간장이 닳아서 발버둥을 쳐다보면

         어느새 호호백발이라~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닥쳐온다네.


         백년도 못살고 없어질 이 몸.

         무엇이 그리 탐난다고 욕심을 낼 것이며,

         무엇이 그립다고 발버둥을 칠 것이며,

         무엇이 그리 밉다고 원한을 품겠는가?


         한 생각 집착하면 지옥이요,

         한 생각 벗어나면 극락이니.


         욕심일랑 벗어두고 걸림 없이 살게나.

         모든 것에 걸림 없는 사람만이

         삶과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네.

         

         

        

          

     [1] 온 곳도 없고 간곳도 없네.


          - 1300여년전 신라 제29대 태종 무열왕 2년

          - 원효대사가 경주 분황사에 머무르고 있을 때~ 대안대사를 만나면서

            그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그의 시자에게 한말  “나도 구름처럼 바람처럼 떠돌고 싶구나.”


          ◇ 大安(대안)대사 (원공)

             신라 최고의 지위를 누린 원광법사와 사형사제하며, 왕년에는 신라

             불교를 이끌었던 <원공>스님이다. 그 당시 신라의 불교가 너무 왕

             실과 밀착하여 백성들을 외면한 데 환멸을 느끼고~ 절간을 떠나

             자취를 감추고 늙은 걸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2] 새끼 너구리의 어미


           - 대안대사가 어미죽은 너구리 새끼를 동냥젖을 얻어 먹이다.

              ( 어미 없는 내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만약 올해 같은 보리

                흉년에 너구리 새끼 먹인다고 하면 누가 젖을 짜 주겠는가?

                  대안대사의 이 말에 원효는 감격하여 땅에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중 원효는 이제야 부처님법을 제대로 보았사옵고,

                 부처님 법을 따르고, 부처님 법을 전하는 참된 스님을 이제야

                 만나 뵈었습니다.”)


             사람들의 오해를 받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 대안대사는 요령을 흔들며~ 대안. 대안. 대안 하면서 다닌다.


           - 원효스님은 이 대안대사의 걸림 없는 자비행을 보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 수십권 수백 권의 경책을 보고 달달 외우는 왕사나 국사보다도, 금빛

              가사를 입고 수천의 승려를 거느린 고승대덕보다도 누더기 한 벌에 바

              라 하나, 요령하나, 바루 하나를 들고 걸인처럼 천촌만락을 떠돌아 다

              니며 가난한 백성과 함께 숨쉬고, 가난한 백성과 함께 부처님 말씀을

              나누는 대안대사야말로 원효가 찾고 있던 바로 그런 스승이었던 것이다.

        

       [3] 차로 알고 마시는 곡차


           - “ 뱀을 잡는 것은 살생이나, 뱀을 먹고 병을 고치는 사람이 있네.”

           - 사복(뱀복)네 집에서 대안대사와 원효스님은 곡차를 차로 알고

               마셨다. 왕족이나 귀족이야 차를 끊여 손님 대접하지만~

        “땅 꾼들 집에 서는 그렇게 비싼 차는 없다. 곡차(술)를 술로 알고 들게나.”

      

         

      [4] 목수를 제대로 만나야 하느니라.

           

           - 흥륜사에서 법장을 은사로 출가한 원효가 그곳에서 공부를 마치자

         “ 아무리 좋은 재목도 목수를 제대로 만나야 대들보로 쓰이는 법이다.”

         라고 법장스님이 말하며, 원효를 영취산 반고사에 있는 낭지법사에게

         가서 불법을 더 배우도록 하였다.

       

         ◇ 낭지(朗智)법사

         신라 문무왕 때 승려로 삽량주(梁洲=양산) 영추산에 있으면서 <법화경>을 강의하였고, 신통력이

     있었다.  661년(문무왕 1년) <추동기(錐洞記)>를 지은 智通은 그의 문제자다. 원효도 반고사(반古寺)에서

    그의 가르침을 받다. 그가 원효로 하여금 初章觀文과 安身事心論을 짓게 하였다. 


      [5] 내려가 아침이나 얻어 먹게


         - 어린 사미승이 “ 스님은 도를 이루어 부처님 되셔서 저렇게 법당에

           앉아만 계시게요 ?”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 “이미, 자네는 경.율.론 삼장을 통달하였다고 소문나 있지 않은가?

           두두물물 화화초초가 다 부처요, 법을 설하거늘 어찌 가르침을 따로

           구하려 하는가?”라고 낭지법사가 말하였다.

         - 이에 원효가 “용서하십시오. 어리석은 중생 아직 눈도 뜨이지 아니했

           고 귀도 열리지 아니했으니 두두물물 화화초초의 법문을 알아듣지

           못하옵니다.  ”하니 낭지법사가 갑자기 주장자로 원효의 어깨를 내리

           쳤다. / 원효가 깜짝놀라 자리를 고쳐 앉았다.

          - 낭지법사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조용히 말하는 것이었다.

            “ 어서 그만 가서 잠이나 자게 !”

          - “나는 가르쳐 줄 것이 없네. 배고프면 반고사에 내려가 아침이나 얻

             어 먹게.”


          ◇ 원효가 낭지법사에 지어바친 시


             서쪽 골짝 사미승 머리 조아려

             동악에 계시옵는 큰스님께 경례하고

             작은 티끌 불어내어 영취산에 보태오며

             한방울 물 날리어서 큰못에 던집니다.


              < 이 시로 원효가 낭지스님을 얼마나  존경하며, 가르침을 받았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


         

      [6] 의상과의 만남     

     

         -의상은 서라벌 황룡사에서 안함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고,  안함스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에 다음과

     같이 유언함.

       “옛 부터 스승은 길을 가르쳐 주는 분이요, 좋은 벗은 좋은 길로 이끌어주는 것이니, 옛 어른들도

     반드시 좋은 선지식을 스승으로 삼고 벗을 삼았느니라. 너는 이제 남쪽으로 내려가면 영취산을

    찾을 것이니, 그 영취산에 들어가 지 스님을 스승으로 삼고 효스님을 도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원효가 의상보다 8살 위였다. / [ “안함스님은 권세를 가까이 하여 큰 그릇이 되지 못했네,

    참 안타까운 일일지 !]라고 낭지스님이 말씀 하셨다.


      ◇ 법화경 (약초유품)에 대한 낭지법사 강설


        [낭지법사] “부처님께서 법화경 약초유품을 통해 과연 무슨 설법을 내려 주셨는가?”

        [원효]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산하대지 산천초목에 차별을 두지 아니하고 골고루 내리듯이 부처님의

        자비도 중생들에게 차별 없이 베풉니다.”

        [낭지법사] “똑같은 비가 똑같은 땅에 내리건만 어찌하여 어떤 풀은 키가 작고, 어떤 풀은 키가 큰가?”

        [원효] “ 똑같은 비이지만 제 성품이 각각이라 차별이 생깁니다.”


        [낭지법사] “ 그렇다. 똑같은 물이지만,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된다.

        이와 같이 부처님은 자비 설법을 골고루 다 나누어 주셨건만, 어떤 사람은 그 설법을 듣고 선근을 심어

       선과를 얻고, 어떤 사람은 악과를 심어 악과를 만나게 되느니라.  ”

          

      ◇ 낭지법사의 명


     [낭지법사] 저 뻐꾸기 소리가 들리느냐? [원효] 네

     [낭지법사] 멀리서도 잘 들을 수 있는 새는 뻐꾸기가 으뜸이다.

     [낭지법사] 가까이서 가장 고운 목소리를 내는 새는? [원효] 꾀꼬리입니다.

     [낭지법사] 이른 봄에 가장 빨리 피는 꽃은?  [의상] 매화입니다.

     [낭지법사] 그렇다.  연장 만드는 데는 대장장이가 제일이요, 농사짓는 데

     는 농부가 으뜸이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법 가운데도 내가 능한 것이 있고

     능치 못한 것이 있나니, 너희들은 이제 영취산을 떠나라.

     [낭지법사] 열반경, 유마경을 통달하려면 국경을 넘어 백제 완산주 고달산

     에 계신 보덕화상을 찾아가라.

    [원효] 하오면 언제 또 뵈올 수 있을는지요?

     [낭지법사] 법을 보았거든 그것으로 족할 것이지, 이 늙은 중 얼굴을 다시

     보아 어디다 쓸 것이냐? 자, 이제 그만 떠나도록 하여라.


     [7] 극락과 지옥이 따로 있겠는가?


      - 원효와 의상이 백제 완산주 고대산 경복사에 가다가 백제 군사에게 붙잡혔다. 백제 군사들에 의해

      보덕화상 앞에 끌려갔다.

      [보덕화상] “ 그대들은 지금 극락으로 갈 것이냐, 지옥으로 갈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거늘, 과연

      그대들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

      [원효] 네, 저희들은 극락으로 가고자 원하옵니다.

      [보덕화상] 극락은 어느 쪽이고 지옥은 어느 쪽인가?   

      [원효] 극락과 지옥은 스님의 입안에 있사옵니다.

      [보덕화상] 네, 이놈! 너는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거늘 감히 어찌 함부로 입을 놀려 죽음을

      재촉하려 드는가?

      [원효]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 스님, 저희들은 지금 신라의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생사의

    기로에 서 있사옵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스님께서 사람을 살리는 말씀을 하시면 극락을 지을 것이요,

    사람을 죽이는 말씀을 하시면 지옥을 지으실 것이니, 어찌 극락과 지옥이 따로 있겠습니까?  


     [8] 부처님 정법을 나누어 써보세.


      [보덕화상] 나한테 법을 구하러왔다고? 그러면, 자네들 잘 못 왔네.

      “법은 스스로 닦아 스스로 지녀야지, 어느 누구도 또, 어느 누구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自燈明 法燈明(자등명 법등명)하라 하셨으니,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을 것이요, 결코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게”

      [원효] “ 감로법문 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스님 모시고 가르침을 받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보덕화상] 고대산에서 여드레만 쉬고 고향으로 돌아가시게.

      [원효] (냇가에서 바가지로 자갈을 가득 걸망에 넣고 보덕화상에게 하직

      인사하면서) 스님 이 자갈을 스님에게 바치옵니다. 

      [보덕화상] 무엇이라? 이 자갈을 내게 바친다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

      [원효] 양식은 밥을 지어 먹어야 양식일 것이요. 부처님의 정법은 나누어주고 전해 주어야 정법일

      것이옵니다. 하오나 스님께서는 양식이 줄어드는 것을 염려하시고, 부처님 정법이 줄어들까봐

      근심하시기에 소승 감히 줄어들지 않는 자갈을 바치옵니다.

      [보덕화상] 허허허허~ ~ ~ 그대의 눈이 어지간히 밝으이 그려 ~ ~ ~자,

     그러면 오늘 아침부터 양식도 축내고, 부처님 정법도 나누어 쓰도록 하게나.


      ◇ 보덕화상 법문(열반경 성행품)


     (1) 죽음이란?

      [보덕화상] 부처님께서는 카샤파를 불러 앉히시고, 죽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말씀하셨다.

      그 내용이 무엇인가?

      [의상] “죽음이란 험난한 길에 노잣돈이 없는 것과 같고, 갈 길은 먼데 길동무가 없고, 밤낮으로

      가도 끝을 알 수 없는 아득한 길과 같고, 어두운 길에 등불이 없고, 들어갈 문은 없는데 집만

      있는 것과 같고, 아픈 데가 있어도 치료할 수 없는 것과 같으니 죽음이란 이와 같이 괴로움이니라.

      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2) 애욕이란?

      [보덕화상] 부처님께서 그렇게 설법하시고 애욕을 경계하셨거늘 그 내용을 무엇이던고?

      [원효]  예, 부처님께서는 “왕이 擧動(거동) 하면 신하가 따라가듯이, 애욕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미혹이

      따른다.”, “습한 땅에는 잡초가 무성하듯이 애욕의 땅에는 번뇌와 잡초가 무성하다.”고 경계하셨습니다.

      [보덕화상] 그래, 부처님께서는 “ 애욕은 꽃밭에 숨은 독사와 같으니, 어리석은 사람들은 꽃밭에

      독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꽃을 욕심내어 꽃을 꺽다

     가 결국은 독사에게 물려 죽듯이, 이 세상 어리석은 중생들은 五慾 樂(오욕락)의 꽃을 탐하다가 바로 그

     五慾 樂의 독으로 죽게 된다.  ”고 경계하셨다.

     

      (3) 보살이 지녀야할 네 가지 마음 (四無量心사무량심 / 慈悲喜捨자비희사)


      [보덕화상]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올바른 행을 갖춘다고 하셨는고?

      [의상] “보살이 바른 행을 갖추려면, 이 세상 모든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고 이 세상 모든

       중생과 함께 기뻐하며,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는 마음을 지녀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덕화상] 부처님께서 어떤 까닭으로 이 네 가지 마음을 지녀야한다고 하셨는가?

      [원효] “ 예, 이 세상 모든 중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탐욕을 끊게 되고, 이

    세상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사람은 성내는 일을 끊게 되며, 이 세상 모든 중생과 기쁨을 함께하는

    사람은 모든 괴로움을 끊게 되고, 이 세상 모든 중생을 위해 자기 것을 모두 버리는 사람은 탐욕과 성냄과

    차별 두는 마음을 버리게 되나니, 이러한 그지없는 마음은 모든 착한일의 근본이 된다.  ”고 하셨습니다.


     (4) 부처님의 마지막 당부 말씀  (교만심과 탐욕을 버려라)


      [보덕화상] 부처님께서 마지막 열반에 드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셨다.   “ 너희들 비구들아,

      너희들은 스스로 머리를 숙여야 한다. 몸의 치장을 버리고, 가사를 입고, 바리때를 들고 반드시 탁발로

     살아가라. 이러한 형색은 보기에도 세상의 잡된 일에서 떠난 모습이거늘 감히 어디에 교만심을 품을 것인가?

     교만은 세속사람들 조차도 멀리하는 것이거늘 하물며 출가하여 득도를 한 사람이 감히 어찌 교만심을

     품을 것이랴!  ”라고 두 번 세 번 교만심을 버리라고 당부하셨다.  


     [보덕화상] 부처님께서 또 당부하시기를 “ 만일 모든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든 매사에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만족할줄 알면 부유하고 즐거우며 마음이 편안해지니,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비록 맨 땅에 누워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천상에 있을지라도

     흡족하지 못할 것이니, 근심 걱정이 떠나지 아니하고 마음은 늘 불안할 것이오, 불행할 것이다.

       다시 한번 이르거니와 욕심이 적은 사람은 근심걱정도 없을 것이요, 근심걱정이 없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욕심이 많은 사람은 근심걱정 또한 그칠 날이 없으니, 바로 이런 사람이 불쌍한 사람이다.”


     [보덕화상] 오늘의 세상도 이 욕심 때문에 환난이 계속되고 근심 걱정 괴로움이 그치지 아니하나니, 그대들은

     부디 이 부처님 말씀을 이 세상 구석구석에 널리널리 전해서 저 많은 고해중생들을 구하도록 하시게.


     [9] 모든 것은 마음의 장난


      - 진덕여왕 4년(660년) 원효스님 세속나이 34세, 황룡사에 있던 의상과

    1차 당나라 유학은 고구려 수비병에 붙잡혀 실패하였다.


      - 2차 유학길 - 경기도 화성군 남양만 포구 근처

        칠흑 같은 밤에 비를 피해 조그만 토굴에서 잠을 잤는데, 목이 하도 말라 자다가 바가지 같은 것에

     물이 담겨있어 둘 다 맛있게 먹고 잤다. 이튿날

    자고나서 어제 밤 마신 물이 해골바가지에 담겨있던 물인 줄 알고, 웩웩 토해냈다. 그러다 원효스님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한 생각 일어났다. 그리고는 크게 웃어대었다.

      “ 여보게 의상! 구역질 그만 딱 그치시게. 내 이제야 깨달았네.

       心生卽 種種法生(심생즉 종종법생)이요, 心滅卽 種種法滅(심즉멸 종종법멸)일세.

     즉 한 마음이 일어나면 온갖 법이 일어나고, 한 마음이 사라지면 온갖 법이 사라지니, 세상만사 모두가

    마음의 장난 일세 !  ” 

    “세상만사가 마음먹기 달린 것. 기쁨도 슬픔도 마음에 달린 것이요, 깨끗함도 더러움도 마음에 달린 것이요,

     춥고 더운 것도 마음에 달려 있으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일체유심조라 하셨네. 나는 당나라에

     가지 않겠네.  ”


     [10] 얻어먹고 사시게


        -서라벌로 돌아온 원효는 깨달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깨달음의 눈으로 경전을 보아, 부처님의 정법을

    세상에 널리 바로 전하기 위해 밤낮으로 저술활동에 매진했다. 이때 화엄경소, 화엄경종요, 열반경소,

    법화경종요, 능가경종요, 해심밀경소, 유마경소, 반야심경소 등 100여부 200여권의 책을 남겼고,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전해지는 것이 23권이나 된다. 신라 제일의 학승이요, 대학자이다.

        -황룡사 백고좌법회에 100명의 고승을 초청하는데, 여기에 원효스님의

    이름이 들어있지 아니하자 원효 제자들이 분해하였다. 당시 불교계가 왕실 및 귀족들의 옹호를 받고,

    달콤한 꿈에 빠져 있어, 원효스님과 같은 학승은 안중에도 없었다.

     [大安] 원효스님이 지은 열반경소를 읽었는데, 평생 동안 알지 못하였던 구절을 알게 해 주어서 감사드리러

     왔소.

     [대안] 집한 채를 지을 때 많은 서까래가 들어가지요, 백 개의 서까래에 끼지 못했다고 마음 상하지 마시오.

     훗날 한 개의 대들보가 될지 그 누가 알겠소이까? 하하하~~~   

     [대안]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에 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르시기를 탁발로써 살아가라고 단단히

     당부하셨건만~ 요즈음 부처님 제자들은 아무도 그것을 지키지 않네.  그래서 얻어먹고 사시게.

     [대안] 일체유심조라 모든 것은 마음의 장난이네.


    [11] 백 개의 서까래와 한 개의 대들보


       원효 스님이 번거로운 서라벌을 떠나, 하상주(지금의 창녕군)의 한 고향마을에서 움막을 짓고 오직

    글을 읽고 경을 짓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삼국유사에는 압량군은 하상주에 속하는 한 고을)

    [신라대신]

       - 왕비가 병에 걸렸는데, 백약이 효험이 없어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면 약을 구할 수 있다하여, 사신들을

    당나라에 보냈는데, 가던 중 어떤 도인을 만났는데, 그 도인이 부처님이 말씀이 적힌 30여장의 종이를

    주면서 이 경을 순서대로 맞추어 법회를 열고 강설하게하면, 왕비마마의 병이 나을 것이라

    하였다. 신라의 승려들이 아무도 그것을 차례대로 맞추지 못하였는데, 거지차림의 대안대사가 이를

    맞추었는데, 그 강설은 원효 스님 밖에 할 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원효] 아니 이것은 금강삼매경이 아니오.

     - 원효스님이 왕비가 위독하여 글 지을 시간이 부족하여, 하상주에서 서라벌로 오는 사이 황소를

     타고 오면서 황소 뿔 사이에 벼루를 묶고, 금강삼매경소를 지었다. 전무후무한 이야기다.

     처음 다섯 권을 지었는데 도둑맞았다.

    그래서 다시 3일 말미를 얻어 세권(금강삼매경약소)의 책으로 지어 바쳤다.


       ◇ 금강경삼매론소 강론


      - 원효스님은 주장자로 바닥을 쿵쿵쿵 ! 치고는 법회를 시작하였다.


      - [한 마음의 근원은 “있다, 없다”를 뛰어넘어 홀로 깨끗하고, 넓고 넓은 삼굉의 바다는 眞(진)과 俗(속)을

    뛰어 넘어 담연하나니, 淡淵(담연)함으로 해서 진과 속을 끌어안았지만 하나도 아니요, 양쪽 가를 여의었지만 

     중간도 아니로다!

       이 주장자 소리는 하나가 아니요, 여럿도 아니요,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니, 하나가 곧

    여럿이요, 여럿이 곧 하나라. 있는 것이 곧 없는 것이요, 없는 것이 곧 있는 것이니, 세우고 부수고 열고

    합치는데 조금도 걸림이 없구나!

       그러므로 한 마음은 쳐부술 것도 없고, 부서지지 않을 것도 없으며, 내세울 것도 없고, 내세우지

    아니할 것도 없나니, 바로 이것이 이치라고 할 것도 없는 지극한 이치요, 그렇다고 할 것도 없는 그러한

     큰 것이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라 하셨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 쓰라 하셨으니, 일체의 상념을 버리고 더없이

    올바른 깨달음을 향해 마음을 일으켜야 마땅할 것이다. 하나이다, 여럿이다, 있다, 없다, 높다, 낮다, 많다,

    적다 ! 분별하고, 집착하고, 거기 머무르면 이를 일러 어리석은 중생이라 할 것이다.]


      [12] 헐벗은 백성에게 주시오.


       황룡사 법당에서 법회를 마친 원효스님이 황룡사에 머물며, 경을 읽고

     있을 때였다. [왕비가 법회 이후 병이 쾌차하자 요석공주가 왕비마마의 분부로 하사품으로 대사의 의복을

     지어 왔다.]

      [원효] 헐벗은 백성에게 이 옷을 주시오.

      [요석공주] 이 옷은 어마마마가 친히 내리신 것이니 받으시고, 대신 백성을 위해서는 내가 옷을 지어

       드리리다. 


       ◇ 대왕에 대한 법문


        [대왕] 한 나라의 왕위에 오르고 보니 과연 듣던 대로 무소불위라, 무엇이든 마음대로인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늘 근심 걱정으로 가득하니 이 어인 일입니까?]

        [원효] 부처님께서는 “대저 사람들은 누구나 자고 나면 크고 작은 근심 걱정으로 편안한 날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까닭은 모두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있다고 했습니다.

        [대왕] 그래, 그렇다면 어찌하여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근심 걱정인지 그 내력을 소상히 말해보시오.

        [원효]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열 가지의 근심과 걱정이 있다고 하면,

    우선 욕심만 내버리고 나면 여섯 가지 근심 걱정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 성냄 한 가지를 버리면 세 가지

    근심이 없어진다.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면 나머지 근심걱정은 저절로 없어진다.  ”  

        [대왕] 어리석은 마음이란 무엇이오?

        [원효]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그릇된 생각에 사로잡힘을 어리석음이라 하였으니 천년만년 살 것처럼

     잘못 생각하고, 형상 있는 모든 것들을 영원히 그대로 있는 줄 잘못 생각하여 집착하는 것, 바로 그것이

     어리석은 생각인데, 세상만사를 바로 보고 바로 알아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일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하셨습니다.

     


      [13] 자빠진 대나무


        -요석공주가 원효 대사를 사모해 계속 절에 찾아 왔다.

        [요석공주] “소녀, 말씀드리기 부끄럽사오나, 먹어도 편치 못하고, 먹지 않아도 편치 못하고, 앉아도

    누워도 편치 못하니 대체 이것이 무슨 병인지요?” 이렇게 말하면서 요석공주는 원효스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원효] “소승, 의원이 아닌지라 병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마는, 마음을 잘 다스려 보시지요.

        [요석공주] 마음을 다스리라 하시오면, 대체 어떻게 다스리라는 것인지요?

        [원효] “ 마음이라 하는 것은 형체도 없고 빛깔도 없고 냄새도 없고 보이지도 아니해서, 보려고

     해도 볼 수도 없고  붙잡으려 해도 붙잡을 수없으니 심히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내버려두면 간사스런 생각, 탐욕스런 생각으로 사람을 나쁜 길로 끌고 갑니다.”

       [요석공주] 마음 다스리는 법을 하교하여 주십시오.

       [원효] “ 모든 것을 무상하다 생각하시고, 이 세상 모든 생명 있는 것은

    인연에 의해 이루어지고 머물다가 부서지고 없어지는 것임을 늘 염두에 두시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요석] 다른 사람들은 비록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소녀처럼 매일 근심 걱정하지는 않는 것 같사옵니다.

       [원효]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이 세상 모든 사람은 근심 걱정이 없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요석] 하오시면 대사님께서도 근심 걱정이 있으시다는 말씀이온지요?

       [원효] 삭발 출가할 때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웠는데, 과연 어떻게 하면

    그 네 가지 서원을 다 이를 수 있을지, 자나 깨나 그것이 근심이지요.

       “ 수없이 많은 이 세상 중생을 남김없이 다 건지는 일,하고 많은 번뇌를 다 끊는 일, 무량한 부처님

    가르침을 다 배우는 일, 위없는 불도를 기어이 이루는 일” 이것이 출가수행자의 서원이지요.

      [요석] 하오시면 대사님, 이 가엾은 소녀부터 제도하여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쯤 되자 이상한 소문이 나고 하여, 원효스님은  대왕마마도, 왕비마마도, 요석공주도, 왕족도, 귀족도

     다 귀찮아졌다. 마음이 울적하고 심란했다. 


      이때 대안 대사가 불쑥 나타났다. 그리고 한 폭의 그림을 주고 갔다.

      대안대사가 가고 난 뒤 그림을 보니 와죽(臥竹: 자빠진 대나무 그림이었다.)

      [원효] “ 아니 대사님 ! 세상에 그래 이 원효가 어찌 자빠진 대나무가 될 것입니까? 이 원효는 결코

    쓰러지지도 드러눕지도 아니할 것입니다.”

       이렇게 독백을 하며, 그 길로 걸망을 챙겨 짊어지고 온다 간다는 말도 없이 황룡사를 나왔다. 

     자빠진 대나무그림 한 장에 원효 대사는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 이 이후 분황사에 가서 “발심 수행장”을 완성해서 많은 수행자들에게 널리 나누어주었다.

    이것은 오늘날까지도 젊은 수행자들이 그 뜻을 두고두고 새기며 따르고 있으니 시공을 초월한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발심 수행장 (元曉大師원효대사)


      불자들아 부처님이  해탈세계 이룬 것은

      오랜겁을 목숨받쳐  수행하신 까닭이요.


      중생들이 생과사의  고해속에 윤회함은

      끝이없는 저세상에  탐욕심을 낸탓이니.


      세상욕낙 저버리고  불타처럼 수행하며

      어려운일 능히참아  조사처럼 정진하라.


      재물간탐 하는사람  악마들의 권속이요,

      선심으로 돕는사람  진정한   불제자라.


      호의호식 아껴봐도  몸은끝내 죽어가니

      손과발이 얼어와도  불생각을 아예말고


      간절한   신심으로  더욱더욱 정진하여  

      생사윤회 벗어나서  모든중생 제도하라


      번쩍하면 백년인데  수행않고 어이하며

      한평생이 얼마기에  닦지않고 방일하나


      배운것과 실천행이  함께하는 사람들은

      쌀을쪄서 밥을짓듯  불국토에 쉽게가며


      배운것이 많다해도 실천행이 없는이는

      불국토로 안내해도 가지않는 사람이라


      배고프면 먹을줄은 사람마다 알면서도

      어리석고 어둔마음 고칠생각 전혀없네


      수행않는 헌몸뚱이 보살펴도 이익없고

      거품처럼 뜬목숨을 아껴본들 무엇하랴


      하루하루 잠깐흘러 보름한달 훌쩍가고

      한해두해 거듭하여 문득죽음 닥쳐오니


      금생에서 정진않고 허송세월 하고보면

      다음생은 어이할꼬 다음생은 어이할꼬


      사람몸을 받는것이 어렵고도 어려운데

      한평생을 수행않고 욕낙만을 탐착하면


      부처님을 만나기가 어렵고도 어려우니

      하루속히 정진하여 생사윤회 벗어나라


      끝이없는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도록

      부모인연 맺은이가 한이없이 많은지라


      오늘도~  부모처럼 인연있는 중생들이

      지옥에서 밤낮으로 고통속에 헤메이니


      불제자의 원력으로 구제하지 않는다면

      어느날을 기다릴까 슬퍼고도 애닯도다.

      부처님도 옛날에는 우리같은 범부인 것

      청정한~ 보리심과 광대한~  원력으로


      설산에서 정진끝에 마음깨쳐 성불하여

      생사윤회 벗어나서 해탈인이 되었나니.


      지극한~ 신심으로 뜻을세워 수행하면

      누구든지 성불한다 부처님은 말씀했네.


      불조처람 발심하여 목숨바쳐 정진하고

      보살같은 원력으로 중생들을 제도하라.


      부처님은 살피시고 증명하여 주옵소서.


      [14.] 시자 심상이를 얻다.


       - 분황사 주지스님이 13살가량 되는 시자를 대리고 와서 원효 스님을 시봉 들게 했다.

      [원효] 발심 수행장을 읽어 보아라.  [시자] 네 마리 독사란 무엇인지요?

      [원효] “지수화풍이니라.” “그래~ 이 지수화풍이 인연 따라 모여 이 몸을

    이루었다가 인연이 다하면 다시 지수화풍으로 흩어져 돌아갈 것인데, 중생들이 어리석게도 이 몸을

     보배처럼 여기고 있다는 말이다.  ”

      [원효] 오욕락은 대체 어디에서 생겨난다고 그러셨더냐?

      [시자] 예, 다섯 가지 욕심은 “ 색, 성, 향, 미, 촉”에서 생긴다고 하셨습니다. 오욕락이란 재물 욕,

     색욕, 음식 욕, 명예욕, 수면욕이라 하셨습니다.

      - 분황사에 있는 동안 요석공주에게서 계속 연락이 오자 원효 스님은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15] 모든 것에 걸림 없는 사람


       - 원효스님이 자취를 감추자 요석공주가 병이 났다. 일종의 상사병인 것이다.  이때 대안스님이

    요석공주를 구제해주라고 넌지시 이야기한다.

      [대안] 그대가 다시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면 가엾은 한 중생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요.

    그대가 만일 해골에 담긴 물을 불결하다 하여 마시지 아니하면 어리석은 중생이 어리석은 채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니, 이 일을 당하여 그대는 과연 어찌 할 것인가?

      [원효] 하오나 대사님, 소승은 결코 자빠진 대나무가 될 수 없사옵니다.

      [대안] 내가 언제 그대에게 자빠진 대나무가 되라고 했던가! 서있는 대나무도 없고, 자빠진 대나무도

     없을 때, 그대 홀로 서 있을 것이야! 

      원효 스님은 세상 사람들이 이상하게 쑥덕거리는 것쯤은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바가지에 줄을 꿰어

    주렁주렁 몸에 걸고 다니며 손으로 바가지를 두드려 장단을 맞춰 無碍哥(무애가)를 부르고 다녔다.


      ◇ 無碍哥 (무애가)


         一切 無碍人 (일체 무애인) 

         一道 出生死 )일도 출생사)

         모든 것에 걸림이 없는 사람

         한 길로 생사를 벗어났도다!


         [원효] 저기 서라벌을 보아라. 서라벌이 불타고 있고, 왕궁이 불타고 있고, 요석궁이 불타고 있다.

       ◇

         “誰許沒柯斧  (수호몰가부)”

         “我折支天柱~(아절지천주)”

         -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주면

           나는 하늘 고일 기둥을 깎으려네.


    [16] 나를 스님이라 부르지 말거라


        이 노래가 장안에 퍼지자 태종 무열왕이 그 뜻을 알고 원효를 궁궐로  오게 한다. 남산으로부터 문천

    다리에 오다 관헌들과 시비하다 물에 빠졌다. 그 후 요석공주가 젖은 옷 대신 이미 지어 놓은 옷을

    원효에게 준다.


        요석궁에서 3일을 머문후 궁을 나오자 원효는 스스로 소성거사 아니 卜姓(복성)거사라하고, 속인 복장에

    벙거지를 뒤집어쓰고 뒤웅박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돌아다녔다.

      

       ◇

       이 한 목숨 태어남은  / 한 조각 뜬구름 생겨남이요,   / 나무아미타불~

       이 한 목숨 스러짐은  / 한 조각 뜬구름 사라짐이요,   / 나무아미타불~

       이 세상 부귀영화 / 풀잎에 이슬이요, 물위에 거품이네./ 나무아미타불~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 팥 심은 데 팥이 나네.       / 나무아미타불~

       복을 지어 복을 받고  / 죄를 지어 벌을 받네.         / 나무아미타불~

       착한 일만 하려해도   / 인생 육십  잠깐이니         / 나무아미타불~

       짓세 짓세 복을 짓세  / 하세 하세 착한일 하세       / 나무아미타불~

       짓세 짓세 복을 짓세  / 하세 하세 착한일 하세       / 나무아미타불~


     [17] 한 생각 벗어버리면 극락이니


       [원효] 한 생각 집착하면 지옥이 생기고, 한 생각 벗어버리면 극락이라.


       [원효] 대사님 소인 미혹에 눈을 가려 헤메이고 있을 때 그 자빠진 대나무로 한 방망이 내리쳐서

    꿈을 깨게 해주셨으니, 그 은혜 참 고맙습니다.

      하오나, 이제 대사님도 차별을 버리십시오.

      [대안대사] 차별을 버리라고?

      [원효] 옳다, 그르다, 길다, 짧다, 깨끗하다, 더럽다, 많다, 적다를 분별하면 차별이 생기고, 차별하면

     집착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대안대사] 허면 대체 어찌 하라는 것인고?

      [원효] 옳은 것도 놓아버리고, 그른 것도 놓아버립시오. 긴 것도 놓고 짧은 것도 다 놓아 버리십시오.

    바다는 천개의 강, 만개의 하천을 다 받아들이고도 푸른 빛 그대로요, 짠맛 또한 그대로입니다.

      [대안대사] 이것 보시게, 원효대사, 아니 복성거사! 오늘에야 그대 법문 듣고 이 좁은 가슴이 툭 터졌네.

    대안~대안~대안이로다! 대안~대안~대안이로다!


     [18] 늙은 공양주


        원효대사는 제자를 내려 보내고 고선사에 남아 저술을 계속하였다. 신분을 숨기고 공양주 노릇을

    하고 있었다. 고선사 주지가 원효대사의 거동을 수상히 여겨 몰래 걸망을 열어보니 수많은 경전과 논서가

    가득하였다. 결국 잡아서 닦달을 하니 오다가 걸망을 주었다 했다.

    그 때 마침 그 절에 요석공주가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원효 스님을 발견하였다. 


      [원효] 아니오, 나는 이미 원효도 아니고 대사도 아닌 그저 무명 공양주이니, 주지스님의 절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주지스님] 공주마마께서 정성으로 불공을 올리시어 그 공덕으로 대사님을 뵙게 되었나봅니다.

     제 허물을 참회하오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요석공주] 설총의 장차 일을 하교하여 주십시오. 불문에 귀의해야 합당 하실는지요?

      [원효스님] 아닙니다. 불학은 설총이 아니어도 이미 닦는 사람이 많지 않소이까? 장차 나라를 위해서

     유학의 교화가 소용될 것이니, 제 뜻에 맞거든 공부하라 이르시오. 허나 결코 한 가지 주장, 한 가지

     가르침만 옳다고 우기지는 말라 이르십시오.

      [요석공주] 어리석은 중생이라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아듣지 못하겠사옵니다. 좀 자상한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원효] ~ 목이 마르다가 물을 마신 사람은 물을 이롭다고 우기고, 홍수로 부모를 잃은 사람은 물이

    해롭다고 우깁니다. 이롭다는 말도 옳은 것이요, 해롭다는 말도 옳은 것인즉, 제 주장만 옳다고

    우기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 것이오. 넓고 넓은 바다는 천개의 강물 만개의 하천을 다

    받아들이고도 푸른 빛 그대로요, 짠 맛 또한 그대로입니다.

      [요석공주] 자비하신 감로법문, 참으로 고맙습니다. 대사님~!     


      [19] 열반에 드시다.


        신라 31대 신문왕 6년 서기 686년 3월 그믐날, 원효대사는 이 땅을 극락으로 삼아 혈사에서

    열반에 드시니 세수 70세 였다.


       ◇ 천대받고 버림받던 밑바닥 백성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고루 전하시고 몸을 바꾸셨던

    원효대사의 자비롭고 지혜로 왔던 그 마음은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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