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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아난을 좋아한 마등(馬鄧)의 딸
    불교 공부/불교입문 2009. 5. 16. 14:35

     

     

     

     

     

                  << 아난을 좋아한 마등(馬鄧)의 딸 >>


       ◇ 아난(阿難)이 탁발하는 길에 일어난 일이다. 물가를 따라가던 그는, 한 여인이

    물가에서 물을 긷는 것을 보고 물을 좀 달라고 청했다. 여자는 물을 주고 나서 아난을 따라와, 그가 묵고 있는 곳을 보고 돌아와서 그 어머니 마등(馬鄧)에게 말했다.

      “어머니, 저를 시집보내시려면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마세요. 저는 물가에서 아난이라는 중을 만났는데, 저는 그에게라면 시집가지만, 그가 아니면 안 가겠어요.”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아난을 찾아갔다. 그리하여 그가 부처님의 제자임을 알고 돌아오자 딸에게 일렀다.

      “ 아난은 불도(佛道)를 섬기는 사람인데, 네 남편 되기를 어찌 승낙하겠느냐? 단념해라.” 그러나 딸은 울면서 곡기를 끊는 것이 아닌가?


       ◇ 이에 어머니는 주술(呪術)을 아는 것을 이용해,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리하여 아난을 초대해 밥을 대접하면서 말했다.

      “제 딸이 스님에게 시집가기를 바라는데, 뜻이 어떠신지요?”

      아난이 펄쩍 뛰었다.

     

      “나는 부처님의 계(계)를 수지(수지)하는 몸이라, 아내를 얻을 수는 없소.”

      어머니가 다시 말했다.

      “ 하지만 제 딸년은, 스님을 남편으로 섬기지 못하면 자살이라도 할 듯하니 생각해 주십시오.”

       그러나 아난은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터이므로, 여인과는 관계를 맺을 수가 없으니, 그리 아시오.”

      어머니가 안으로 들어가 아난이 듣지 않는다고 하자, 딸이 어머니에게 졸랐다.

      “ 문을 닫아걸고 아난을 못나가게 하세요. 해가지면 저절로 남편을 삼을 수도 있을 테니.....”

      어머니는 그 말대로 곧 문을 걸고 주술을 써서 아난을 결박했고, 어느덧 해질 무렵이 되었다.

      딸은 좋아라고 몸치장을 하고 수선을 떨었으나, 아난은 끝내 잠자리에 들려고 하지 아니했다.

      어머니는 뜰 안에 화덕을 피워 놓고, 아난의 옷을 끌어당기면서 협박했다.

      “끝내 당신이 내 딸을 안 받아드리면, 당신을 저 불 속에 던질 수밖에 없소.”

     

      ◇ 이에 아난은 몹시 괴로워하여, 부처님의 이름을 불러 댈 뿐이었다.

       부처님께서 곧 이를 아시고, 아난을 빼어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게 하셨다.

       한편, 이를 안 딸은 밤새 울다가, 이튿날이 되자 탁발하는 아난의 뒤를 따라 다녔다.

       아난은 부끄럽게 여겨 머리를 못 들고 애써 피했지만, 여인은 어디까지나 따라다니기를

       마지않았다.

       부처님 계심 곳에 돌아온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 마등의 딸이, 오늘 제 뒤를 따라다녔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마등의 딸을 부르셨다. “ 무슨 일로 아난의 뒤를 쫓느냐?”

       “ 그의 아내가 되고자 함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너도 보았으려니와, 아나은 사문(沙門)이기 때문에 머리가 없다. 너도 머리를 깎는다면,

       아난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를 깎겠나이다.”

      “그래? 그렇다면, 네 어머니에게 돌아가 알리고 나서 머리를 깎고 오너라.”

      딸이 어머니 있는 곳으로 돌아와 일일이 고하자, 어머니가 말했다.

      “ 내가 너를 낳아 지금껏 머리를 기르게 해 왔는데, 어떻게 그것을 깎고 사문(沙門)의 아내가 된단

     말이야? 성중에 큰 부호가 있다. 내가 거기로 시집을 보내주마.”  그러나 딸은 듣지 않았다.


      ◇ 저는 죽는 한이 있어도 아난에게 시집가겠어요.

       “괘씸한 것 같으니! 너는 우리 종족(種族)을 욕되게 하는구나! ”

       “ 어머니”  딸이 애원했다.

       “저를 사랑하신다면, 제 소망을 들어주세요. 제발.....”

        하는 수 없어, 어머니는 칼을 들어 딸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딸이 부처님 계신 곳에 돌아가 여쭈었다. “제가 머리를 잘랐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아난의 어디를 사랑하느냐?”

        그 여자는 대답했다.

       “저는 아난의 눈을 사랑하오며, 코를 사랑하오며, 입을 사랑하오며, 귀를

        사랑하오며, 목소리를 사랑하오며, 걸음걸이를 사랑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 “눈 속에는 눈물이 있고, 코 속에는 콧물이 있고, 입속에는 침이 있고, 귀속에는 때가 있고, 몸속에는 똥과 오줌이 있어서 더러운 감각기관이 청정(淸淨)하지 못하다. 또 부부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정액(精液)이 있게 마련이고, 정액 속에서는 자식이 생기고, 자식이 생기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울음이 있게 되는 것이니, 이 몸에 무슨 이점(利點)이 있단 말이냐?”


       이에 그 여자는 즉시 몸속의 정액을 생각하고, 스스로 마음을 바로잡아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득도(得道)함을 아시고 여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아난 있는 곳에 가 보아라.”

       여인이 부끄러워 머리를 숙이고, 부처님 앞에 꿇어 엎드려 아뢰었다.


       “ 참으로 어리석은 탓에 아난을 뒤쫓았나이다. 그러나 이제는 제 마음이 열렸사오니,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난 것 같고, 파선(破船)한 뒤에 기슭에 이른 것 같습니다. 소경이 부촉하는 이를 만난 것 같고, 노인이 지팡이를 지닌 것 같사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 저에게 깨달음을 일으키게 하시고, 제 마음을 열어 주셨나이다.”


     ◇ 이에 여러 비구(比丘)들이 함께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이 여인의 어머니가 주술을 행하는 터에, 무슨 인연으로 아라한과를 얻게 된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마등의 딸은 전생(前生) 오백세(五百世)에 걸쳐 아난과 부부가 되어, 오백세 동안 늘 서로 공경하고 존중하고 탐내고 사랑하더니, 오늘 내 경계(經戒=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 속에서 함께 득도하게 됨이니라. 이제 부부가 서로 만나 형제같이 되었으니, 이런 불도(불도)를 무슨 까닭으로 닦지 않을 것이냐?”

                                                                                                          - 마등녀경(馬鄧女經) - 

     

                                                             개 운 선 원

     

                                                               남광합장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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