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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년의 여행객(879)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2017. 12. 16. 08:20
중년의 여행객(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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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년의 남자가
지방의 어느도시에 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모처럼 지방 나들이라 기분도 좋고
약간 상기 되어 있었습니다.
열차에서 내려 택시를 탔습니다.
그는 택시 앞좌석에 탔는데
택시 기사가
"손님, 그 가방 앉지 말고 바닥에 두시오.
내 차는 깨끗합니다."
라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순간 그 남자는
'아니 이 낯선 지방에 오니 저 기사가
나를 무시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그 기사가 또 퉁명하게 말했습니다.
"손님, 어디로 갑니까?"
그래서 그 남자는 요즈음 신주소로 불러주었습니다.
"손님, 나 신주소 몰라, 큰 건물이나 유명한 지명몰라요?"
그래서 그 남자는 이번에는 구주소를 불러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택시기사는
" 아니, 손님 내가 어찌 주소를 다 외운단 말이요."
이렇게 또 역정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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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남자는 불쾌해져서
"아니 기사 양반, 서울에서는 이 주소를 주면
네비게이션으로 기사들이 친절하게 다 모셔주는데
왜 이렇게 큰소리로 역정내시오?
불만이 있으면 이 차 내리겠소!"
그러자 그 기사는
"참, 택시기사 노릇 못해먹겠어.
이렇게 사람들 비유맞추고 살아야하니."하며
투덜거렸습니다.
그렇게 잠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찾아갈 곳의 집주인과 기사가
통화를 한 다음에야 차가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그 남자의 좋은 여행기분이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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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가?
택시기사와 남자승객 모두 자아(자존심)가 있기때문입니다.
먼저 승객은 미리 갈 장소를 잘 알지 못하고 주소만 가지고
택시 기사에게 물었기 때문입니다.
택시기사는 주소를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이 귀찮았던 것입니다.
또 두 사람 모두 자존심이 강해서 자신의 생각에
집착을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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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여행객은 기분 좋든 마음이
갑자기 불쾌해지자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기차에서 내릴 때까지 즐거웠던 마음이
이렇게 기분이 나쁘게 되었을까?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음, 주고 받는 말이 문제로구나!
여행을 갈 때 사전에 준비를 더 잘해야 겠구나!
그리고 이 마음은 이렇게 쉽게 변화하는 것이구나
경계에 부딪치면 마음은 변해가는 것이구나!"
이렇게 가만히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편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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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매순간
일어났다 사라져서 무상합니다.
짧은 순간에 현재가 과거가 되고
미래가 현재가 됩니다.
마음은 일어난 순간 사라져서
다음 마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
태어남과 죽음도
일어난 순간에 사라집니다.
그런데 동일한 순간에
두 가지 마음이 있을 수 없고
한 마음만 있게 됩니다.
기분좋은 마음과 기분나쁜 마음은
동시 존재하지 못합니다.
마음은 있지만
일어나서 사라지기 때문에
나라고 하는 실체가 없어 무아인 것입니다.
만일 내가 있다면
내 스스로 기분 좋은 마음만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이
대상에 따라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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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덧없고
소유할 내가 없는데도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어리석음입니다.
자신의 생각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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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을 모르는 어리석음과
내가 있다는 어리석음이
괴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만일 위 남자가 자신의 행동이 옳고
그 기사의 행동이 나쁘다고 계속 생각한다면
그는 매우 기분나쁘고
여행 내내 좋지 못한 일에 부딪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아차림 한 것입니다.
#
무상, 고, 무아는
현상계의 질서입니다.
현상계의 질서를 아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이 질서에 귀의하면 행복하고
거부하면 불행합니다.
그 남자 여행객은 혼자 독백하며
계속 여행을 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면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자비불교정토회
정인(正印)합장
2017년 12월 17일
아미타불천일기도 879일
나무붓다야
나무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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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불교정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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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개운선원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메모 :'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 > ♣--남광 엣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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