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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밭 가는 사람
    불교 공부/근본경전 공부 2009. 9. 24. 12:05

     

     

     

     

    <<밭가는 사람>>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마가다국 남산에 있는 <한 포기 띠>

        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 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려고

        오백 개의 쟁기를 소에 매었다.

           스승께서는 오전 중에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로

       가셨다. 때마침 그는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었으므로 스승은 한쪽에 섰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


      ◇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고타마의 쟁기나 호미,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이때 밭을 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가 시로써 스승에게 여쭈었다.


       ◇ “당신은 농부라고 자처하지만

            우리는 일찍이 밭가는 것을 보지 못했네.

            당신이 밭을 간다는 사실을

            우리들이 알아듣도록 말씀해 주시오,”


      ◇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에게 믿음은 씨앗이요,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쟁기와 호미, 부끄러움은 호미자루, 의지는

         쟁기를 매는 줄, 생각은 호미날과 작재기입니다.”


       “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김매는

         일로 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내 소를 쟁기에서 떼어 놓습니다.”


         “ 노력은 내 소이므로 나를 절대 자유의 경지로 실어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 이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고 단 이슬의 열매를 가져옵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  이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자는 커다란 청동 그릇에 우유죽을 가득 담아 스승께 올렸다.

         “ 고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을 가는 분이십니다. 당신 고타마께서는

         단 이슬의 열매를 가져다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 “바라문이여,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바르게 보는 사람들

         (눈 뜬 사람들=깨달은 사람)의 법이 아닙니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눈뜬 사람들은 받지

         않습니다.  바라문이여, 법도를 따르는 이것이 바로 눈뜬 사람의 생활 태도입니다.”


         “완전에 이른 사람, 위대한 성자,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시켜 버린

         사람에게 다른 음식을 바치십시오.

         그것은 마침내 공덕을 바라는 이에게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그러면 고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저는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여러

         중생가운데서 완전에 이른 사람과 그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우유죽일랑 생물이 없는 물속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을 물속에 버리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끓어올랐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쬐여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속에 넣었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온몸이 오싹하여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발에 머리를 숙이고 여쭈었다.


       ◇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또는 <눈이 있는

       사람은 빛을 보리라.>하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당신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당신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도를 닦는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고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겠습니다.”


      ◇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드바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바라드바자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홀로 정진하여, 마침내 수행의 최종적인 목표를

        -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떠나 집 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 -

          이생에서 깨달아 증명하고 실천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이제 끝났다. 수행은 이미 완성되었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 다시 생사를 받지 않는다.>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는 성인의 한 사람이 되었다.

     

                                                            - 숫타니파타 -

     

                                                        개운정사(개운선원)

                                                               남광 합장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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