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스님신발 두 짝 물어간 복돌이!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2012. 5. 24. 14:22
스님신발 두 짝 물어간 복돌이!
오늘은 날씨가 선선합니다.
신록이 푸르름을 더하는 오월의 강화 섬
종다리가 지저귀고 풀벌레가 소리를 냅니다.
◇ 오늘 오후 고추와 상추를 심은 터 밭에 물을 주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그동안 복돌이 밥을 어떻게 주었나요? 밥을 통 먹지 않아 애가 많이 타네요.”
“네, 보살님~ 된장국에 밥을 좀 말아서 그 기다 사료를 얹어 덮밥으로 만들어 주면 잘 먹어요.”
“네, 스님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복돌이 덮밥을 만들어 주겠어요.”
사실 지난 월요일 복돌이를 멀리 충북 단양으로 보냈습니다.
작년에 고삼 아들을 잃고 실의 빠져 단양에 낙향하여 농사짓고 있는
한 부부에 게 힘이 되라고 복돌이(8개월 된 진돗개)를 보냈습니다.
◇ 3주일 전 위 보살님이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아이 기일이 다되어서 그런지 어제 꿈을 꾸었습니다.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신발만 한 켤레 또렷이 보였습니다. 작년에 아들이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떠나기 직전에 새 신발을 사 주었는데 한 번도 신지 않은 채 아이가 그냥 가버렸네요. 방에 넣어 두었는데 어찌 아이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신발만 보이나요? 꿈에라도 아이 한 번 보고 싶은 데, 꿈에 아이가 한 번도 보이지 않아요.
스님”
“ 네, 보살님! 아드님의 기일이 다되어서 그러한 꿈을 꾼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아드님이 이제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신발을 신고 멀리 가고 싶은 것입니다.”
이렇게 말을 나눈 그날 새벽에 복돌이가 스님 신발을 물어다가 막 뜯어둔 기억이 났습니다.
‘아니 이 녀석이 스님 신발을 어디다가 물어갔냐?’ 하고 새벽에 신발을 찾아 복돌이 보고 큰 소리를 쳤는데.. 복돌이가 낑낑 거리며 신발 물어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음, 오늘 이 전화 받으려고 그놈이 스님 신발을 물고 갔는가 보다.’라는 생각하다가 다시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 복돌이를 충북 단양에 있는 그 불쌍한 부부에게 보내주자.’
이렇게 생각하고 그 다음날 그 부부에게 복돌이를 데려가겠느냐고 묻자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 (음력 4월 초하루) 그 아들 영가 기일 제사를 지내주고 모형 신발을 한 켤레 정성껏 태워주었습니다.
" 영가시여, 이제 고해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영원히 안락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부디 왕생하소서. 나무서방정토 극락세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1년동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영가의 부모님은 이제는 눈물이 말랐는지 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마치고 그 부부는 기쁜듯이 복돌이를 차에 싣고 데려 갔습니다.
그날 오후 복돌이가 없으니 나비(고양이)가 스님 앞에서 대굴대굴 구르며 재롱을 피웁니다.
◇ 복돌이가 간 후 매일 새벽 예불 참여하던 복돌이 없으니,
좀 허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불자님 부부가 기쁜 마음으로 복돌이 데려가 목욕시키고
구충제 먹이고 하는 정성에 어찌 이 산승이 따라가리오!
" 복돌아~~ 새 주인과 더불어 잘 지내다가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환생해 불도를 잘 닦으려무나."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정토사(개운선원)
정인(正印) 합장
2012년 5월 17일
출처 : 개운선원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메모 :'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 > ♣--남광 엣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석날 만난 어머님 아버님의 재회 (0) 2012.08.26 [스크랩] 대롱이(애견)의 천도재 (0) 2012.06.29 [스크랩] “데밧다가 부처님 교단을 왜 떠났나?” (0) 2012.05.05 [스크랩] 누비 두루마기 1벌 (0) 2012.02.21 [스크랩] 임진(壬辰)년 국운전망 (0) 2011.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