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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누비 두루마기 1벌
    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2012. 2. 21. 13:41

     

     

     

     

    누비 두루마기 1벌

     

     

     

    불자님들

    날씨가 포근한 것을 보니

    이제 봄기운이 제법 느껴집니다.

     

     

    ◇ 한 달 전, 어떤 불자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친한 고향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제 꿈에 자꾸 보이십니다,

    친정어머님하고 친하게 지내셨는데 이웃집에 사셨기 때문에 저를 딸처럼

    귀여워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친구 집은 모두 교회를 다닙니다.”

     

    “네, 그렇군요. 꿈에 자주 나타나시고 또 아주 친하게 지나셨다고 하니 친구

    에게 어머님을 위한 49재를 지내드리도록 해보세요.”

     

    “네, 스님 그렇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그 불자님이 말했습니다.

    며칠 후 그 불자님이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요즈음 교회에서 기도하고 또 49재 지낸데요 ! 그런데 저 꿈에는 자꾸

    친구어머님이 나타나서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 같아요.”

     

    “ 그래요 본래 49재는 부처님께서 목련존자 어머님을 천도해 드리기 위해서

    비롯된 의식인데 교회에서 그곳을 배워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 뜻도 예법도 전혀 모르는데... 쯧쯧...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무튼 불자님,

    친구어머님을 위해 불자님이 49재를 지내드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 스님 49재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전 요즈음 경제 사정이 참 어려워요.”

    “ 네 불자님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불쌍한 영가를 위해서 나물과 떡 과일

    등 을 올리는 데 드는 최소 비용으로 하여 스님이 모셔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 영가님의 49재를 정성껏 모셨습니다.

     

     

     

    49일 하루 전날 스님이 직접 장을 보아 나물을 만들고 다음날 떡과 과일을

    사서 올리며, 영가를 위한 관욕의식(목욕의식), 지장불공, 그리고 고인을 위한

    특별 무상법문도 하며, 마지막으로 제사의식을 차례로 모셨습니다.

     

     

    그 불자님 혼자 참여한 가운데 약 2시간동안 지성으로 모셨습니다.

    “ 영가시여~ 이제 고해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영원히 안락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부디 왕생하소서.

    나무 서방정토극락세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 며 칠 후 경주로부터 잘 아는 스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혹시 누비 두루마기 있습니까?”

     

    “ 네, 하나 있긴 한데 다른 스님이 두고 간 것 하나 입고 있습니다. 왜 그래요?”

     

    “ 음, 3년 전에 어느 비구스님이 신도님에게서 보시를 받았는데,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라 수공이 많아 꽤 비싼 것이라 그 스님이 마음에 부담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공부 잘 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에게 주고 싶어 수소문 끝에 저한테 온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별로 입을 일도 없고 해서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스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연락드린 것입니다. 옷이 없다면 이 옷을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 귀한 옷을 제가 어찌 입을 수 있겠습니까? 다른 스님 주시지요?”

     

     

    사실 스님들이 너무 좋은 옷을 입는 것은 부담이 됩니다.

    그런데 큰 사찰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불자님들이 스님에게 옷을 자주 시주

    합니다. 그러나 토굴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은 옷을 주로 다른 스님이 입든 것이나

    아니면 오래된 옷을 빨아서 입습니다.

     

    며 칠 후 택배가 왔습니다.

    경주로부터 온 택배였습니다. 누비 두루마기 1벌이 왔습니다.

     

     

    ‘음, 시주님들의 정성으로 보낸 이 옷을 입을 만큼 내가 공덕이 있겠는가?’라는

    부끄러움이 앞섰습니다.

     

     

     

    댕그렁 댕그렁 풍경소리가 들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영가님이 고마움의 표현으로 그 스님에게 잠시 부탁한 것은 아닌지.

     

     

     

    “ 영가시여~

    이제 고해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영원히 안락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부디 왕생하소서.

    이 차를 드시고 윤회를 쉬소서.

    나무 서방정토극락세계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정토사

    정인 합장

    2012년 2월 21일

     

     
    My Memory / Takayoshi Hirano Vilolin Ver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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