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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남편이 미워질 때
    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생활법문 2012. 4. 9. 10:10

     

     

    남편이 미워질 때

     

     

     

     

     

    불자님들

    4월이 되었는데도

    아직 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바람에 풍경소리가

    댕그랑 댕그랑 소리를 냅니다.

     

    ◇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난달 말 어떤 불자님이 보낸

    짤막한 메시지가 떠올랐습니다.

     

    “ 마음 알아 차림하려 애쓰지만 한순간 찾아든

      사소한 감정이 제 의지를 꺽고 있습니다.

      이 침묵에서 벗어나면 마음 편히 스님

      찾아뵙겠습니다.

      조금만 더 고통스러워하다 제 본성을

      되찾겠습니다.

      스님 늘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

     

     

     

    ◇ 위 불자님은 최근 남편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누가 보면 마음의 상처를 받을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참으로 서운한 일이었습니다.

     

    평생을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키우고 공부시키느라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이 어느 듯 쉰 살이 넘었습니다.

    평생 모범적인 공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남편에게 용기를 주고

    헌신적으로 보살폈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성장을 하여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남편이 퇴직을 한 후 지난 2월 사무소를 개업을 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달 한 달 정도 근무한 종업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선물까지

    주었는데, 정작 평생을 뒷바라지한 자신에게는 선물은커녕

    “여보 그 동안 수고 많았소.”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데 대하여

    너무나 서운했다는 것입니다.

    분한 마음이 들고 급기야 남편이 미워지기까지 하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갱년기 장애와 함께 사실 몇 년 전 우울증에 시달린 적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나라는 존재는 그에게 무엇인가?

    그렇게 내 마음을 몰라줄까?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요, 따뜻한 말 한마디인데.

    ‘여보 수고했소.’ 이 한마디면 되는데.”

    이러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마음이 착 가라앉고

    무기력해지기도 하여 우울증이 다시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공부시키너라

    자신의 모든 정열과 에너지를 그곳으로 쏟아넣을 수 있었고

    그 생활이 너무 즐겁고 보람되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은 마치 남 같이 느껴지지며

    자신의 삶의 목표가 사라진듯한 느낌이 들자

    삶이 허무하고 세상이 회색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지난 번 위와 같은 상담전화를 받고 부부가 함께 정토사에 스님을 만나

    상담하기로 했는데, 결국 약속한 날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짧은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 불자여러분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면 결국 내 마음이 괴롭습니다.

    이런 경우는 내가 미운상대에게 진실한 참회를 하면 괴롭지 않게 됩니다.

     

    마음이 넓고 고상한 사람이 되기 위해 참회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참회를 하면 괴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가 참회하는 것입니다.

     

    만일 같이 사는 남편을 미워하면 미워하는 본인이 제일 괴롭습니다.

    남편이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 종업원들에게 잘해주고 선물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그건 남편이 해야 할 몫인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남편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은 똑 같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남자는 표현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직장에서의 자신의 표현은 일 때문에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남자의 표현 방식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울고불고 서운해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남편을 바라보되 마치 꽃이나 바람 하늘 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만일 꽃이나 바람이나 하늘을 보고 시비를 걸고 미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있다면 미친 사람일 것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관점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보면

    괴로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남편을 고치려고 부처님께 빕니다.

    그리고 부처님이 자기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합니다.

    이것은 부처님에 매달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본인이 알면서도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인생이 괴로운 것입니다.

     

    이런 괴로움에 벗어나려면, 이게 상대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의 습관 때문이라 걸 알아야 합니다.

     

    남편은 남편 나름대로 잘 살고 있습니다.

    남편이 미울 때는 이것을 이치적으로 분석해 보면

    남편은 어릴 때부터 습관 들여진 스타일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뿐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내 습관과 생각이 얽혀서 ‘저러면 안 된다. 종업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내게는 하지 않은 것은 괘씸한 일이야.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않는구나.’

    이렇게 판단하면 내 마음에서 분노가 일어나고 짜증이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치를 모를 때는 ‘너 때문이야.’라고 하지만,

    이러한 이치를 알면 이것이 모두 내 업식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 미움은 상대방의 말과 행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인 나의 업식으로 부터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내 관점을 고집하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원리를 모르고 기도를 하면 부처님께 ‘저 사람 저 버릇 좀 고쳐주세요. 내 마음 아프지 않게.’라고 기도를 하지만, 이 원리를 알고 기도하면 ‘음 내가 내 생각만 했구나. 또 내 고집과 아집을 피웠구나.’이렇게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남편이 잘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보고 짜증을 내거나 미워하는 건 바로 내 문제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절하면서

    ‘음, 내가 도 내 생각에 사로잡혔구나. 내 고집과 아집을 또 피웠구나.’이렇게

    진실로 뉘우치며, 참회하면 남편을 미워하지 않게 됩니다.

     

     

    불자님들

    우리 모두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을 고집하지 말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과 내 사고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항상 알아차림 합시다.

     

    그러면 상대에 대한 분노나 미움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 알아차림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기도하고 수행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삶의 목표를 이제 자신의 정신적 성장과

    나보다 어렵게 지내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려

    그들을 도와주고 사회에 봉사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정진하고 노력하면 세상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남편과 자식을 위한 삶에서

    이제 나도 살리고 가족도 살리고 이웃과 세상을 살리는

    그러한 삶으로 나아갑시다.

    그러한 삶이 바로 대승보살의 삶이요,

    시민보살의 삶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정토사

     

    정인스님 합장

     

    2012년 4월 9일

     

    //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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