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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재에 함께 지내는 이혼부부 이야기”행복의 문 - 행복열쇠 (1) 2008. 5. 10. 10:37
“ 49재에 함께 지내는 이혼부부 이야기”
◇ 편법 이혼녀 상담
어제 오후 사찰종무소에 잠시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데 한 보살님이 상담하러 오셨습니다. 그 보살님은 몇 주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
49재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신 분이셨습니다. 매번 재를 지내는 동안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시고
또 때로는 속으로 흐느끼고 계시었다.
“아~ 요즈음 보기 드문 며느리로구나.”이렇게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더욱 신심 나게 천도 기도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제가 5. 7재(49제중 7번째 재중 5번째)였는데 부부만 단초롭게 참석하였습니다.
그 동안 초재만 고인의 아들삼형제와 며느리 그리고 기타 일가가 왔었는데 2재부터는 큰 며느리인 그 보살님 혼자나
또는 다른 사람 한분 정도가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내심 더욱 그 보살님의 효심에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보살님이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여 상담을 하러 온 것입니다.
“ 스님~ 저 너무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 스님께 이렇게 상담하러 왔습니다.”
“ 네~ 보살님 잘 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사는 자체가 고통이라 했습니다.
무슨 고통이 있으신지요?”
“ 네, 스님 사실 저 아까 온 남편과 이혼한지가 십년이 다되어갑니다.
그래도 전 시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며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 네~ 참 마음고생 많으셨겠습니다. 그래 어찌 이혼했으며, 지금의 고통이란 것이 무엇인지요?”
이렇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 갈등의 시작
그 보살님의 남편 되시는 분은 십여 년 전 사업에 실패하여 가정이 어려워지자 그 보살이 어린 아이를 업고 파출부도하고
바느질도 하면서 힘들게 생활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방에서 무협지 소설이나 보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또 사업자등록이 그 보살님 명의로 되어 있어서
경찰서에 가서 조사도 받고 또 많은 채권자로부터 빚 독촉을 받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도 남편은 숨기만 하였다고 했습니다.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도 하지 않고 무위도식만 했다고 했습니다.
모든 생계를 그녀혼자 짊어지고 나가다보니 남편이 한 없이 미워졌다고 했습니다.
또 힘든 일과에 몸이 파처럼 흐느적거리는데 남편이 잠자리를 요구하는 것이 미워져서 어느 때부터 잠자리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 후 남편이 크레인 기술을 배워 일을 하게 되었는데도 생활비를 집에 가져다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작은 집 한 채를 남겨두고 갔는데, 형제들이 상속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형제들은
집이 다 있어 1가구 2주택에 해당되니 그 당시 무주택으로 있던 그녀가 그것을 상속받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 남편이 자신도 주택청약 부금을 들고 있어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고 합니다.
“스님~ 저에게는 그 때 얼마 되지 않은 재산이지만 그것이라도 찾아서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생활비를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 상의하여 시어머니의 허락하게 남편과 합의 의혼을 했답니다.
그러면 남편은 남편대로 주택청약부금을 넣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편법으로 이혼하게 된 것이 이미 십 수 년이 흘러갔고 그동안 남편은 여전히 집에 들락거리면서도
아이들 양육에는 단 한 번도 물어본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남편에 대한 한이 너무나 커서 물론 남편과 잠자리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 재산 문제
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 시어머니 소유의 작은 땅을 며느리 앞으로 넘겨주며 손자들과 잘 살기를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어차피 당신은 아들을 못 믿어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살아생전에 그 땅을 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려
호프가게를 얻어 지금 낮에는 옷 수선을 하고 밤에는 호프가게를 하는 등 억척스럽게 일하여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시어머님 병원비도 대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병원에 계실 때부터 그 땅 때문에 자기 앞으로 해주지 않는다고 난동을 피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어머님 49재중인데도 술을 먹고 와서 호프집에 와서 욕을 하고 장사를 못하게 난리를 피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보살님의 지금 큰 고민은 시어머니 땅을 돌려달라고 하는 남편의 요구였습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동안 하는 보살님은 눈가에 눈물을 주루룩 흘렸습니다.
◇ 고통의 해결책
자~ 여러분
좀 긴 내용의 상담 사연이었지요?
“ 보살님~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영가님을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가는 것은
탐진치 삼독의 번뇌로 물든 그 기억만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그 기억이 바로 업장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영가에게 무상법문을 7차례 들려주고 매일 기도를 해주어 탐진치 삼독의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을 깨우쳐주는 것입니다.”
“ 보살님~ 그동안 일생 사시면서 참 마음고생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남편에 대한 원망을 가지고 저 세상에 가시면,
다음 세상에는 또 거꾸로 남편과 만나게 됩니다. 이제 두분의 마음을 푸셔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고인을 위하는 길입니다. 이점을 깊이 명심하십시오.”
“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사업에 실패해서 힘들어져서 잠시 쉬고 있는데
아무리 여자가 힘들게 생활해도 아내임에는 틀림없는데 잠자리를 평생 허락하지 않으니,
그 증오심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아요. 아시겠습니까? 보살님~”
“ 보살님~ 이제 부처님오신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큰 마음 자비스러운 한 마음을 일으켜 어둠에 빠져 있는 남편을 끌어안아주세요.
죽어지면 없어질 몸 무엇이 아깝습니까? 남편을 미워하면 보살님도 똑 같이 업을 짓습니다.
이제 남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셔요. 그동안 내가 당신에게 너무 잘못한 것 같다고요.
그러면 남편은 피눈물을 흘리고 참회할 것이외다.”
이 말을 한 순간 보살님 얼굴에 기쁨의 표정이 역력히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덧붙여 “ 만일 남편께서도 시간이 되시면 한번 절에 모시고 오세요. 혹 좋은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라고 여운을 주었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사하고 가는 그 보살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 “자비하신 부처님~
부디 저 보살님의 가정에 자비대광명이 평생토록 비추게 해주소서!”
하고 마음속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이날 따라 날은 청명하고 더 없이 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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