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피부과 의사의 바램 ~세상을 향해/여행 2007. 12. 20. 10:04◇ 어느 피부과 의사의 바램
● 모처럼 기차를 탔다. 대전에 어느 스님을 만나기 위해 수원에서 새마을 열차를 타게 되었다. 미리 열차표를 예매하지 않고,
역에 가서 제일 빨리 가는 것을 달라고 했더니 출발시각 3분전 열차를 타게 되었다. 종종 걸음으로 바쁜 마음으로 가서인지 좌석을
잘 못 앉아 안내 여 승무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지정좌석으로 가게 되었다. 나는 통로 쪽이고 어떤 중년남자가 차창 쪽에 앉았다.
◇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그래서 나는“실례하겠습니다. 좌석을 잘 못 앉았나봅니다.”하니 그 남자는 “뭐 오늘 선거일이라 열차좌석이 많이 남았는데,
아무데나 앉아 편안히 가면 되는데~”하며 친절하게 말대꾸 했다. “저는 대전까지 갑니다.”라고 하니 “저는 천안까지 갑니다.”하며
손으로 계속 입을 가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몰라 잠자코 지켜보며, “아 오늘 선거일인데 투표는 하셨나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저 어제 모임이 있어 술을 많이 마셔서, 마지막 차를 못타고 이제 집으로 갑니다.”하였다. 그리고 “저는 병원을
하고 있어요. 투표일이라 직원들을 모두 오늘 쉬게 했지요.”라 하자, 호기심이 발동해 “아, 의사 선생님이시군요? 무슨 병원인가요?”
하고 물었다.
● “피부과가 저 전문입니다. 주로 얼굴 성형을 많이 해 주고 있지요. 보람 있는 일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 속상하는 일도 많아요.”라고
푸념하듯이 이야기 했다. “아~ 피부과 의사이시군요? 그런데 참 좋은 일하시네요. 평생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분들에게 수술해 주어 자신 있게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니까요?”하니, 그 남자는 겸연쩍게 “과찬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환자를 상담하고 치료할 때까지 저의 혼신의 힘을 다해요. 저가 보아도 만족스럽게 되면 저도 참 흐뭇해요.
그런데, 시술이 조금 잘못되어 환자가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저의 가슴은 미어지는 것 같아요.”이렇게
말하는 모습에서 아까 자신이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상대방이 싫어할 까봐 입을 가리고 말하는 태도에서 상대를 위한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알 수 있었다. 또 진실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 부수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내가 피부과나 성형외과의사들을 돈 만 밝히는 장사꾼으로 여겨왔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아~ 저 의사들도 저렇게 고뇌하는구나! 생활고나 인생고에 시달려 온 불자님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저 의사들이 시술하는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말씀드려도 어떤 신도들은 시큰 둥한 표정을 지을 때 나의 마음과 똑 같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 선생님의 시술이 한 분 한 분의 평생을 좌우하니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힘이 많이 들겠습니까? 정말 선생님 좋은 일을 많이
하십니다.”하고 진심으로 존경심을 표했다.
“ 그런데, 선생님 보통 시술 받으려고 하는 분들의 마음상태는 열등감이 많이 있겠지요. 그런데 사실은 그 열등감 뒤에는 자신의
자존심이 강하게 작용한 것은 아닐까요?”하고 묻자
“ 저가 판단하기에는 열등감으로 온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극소수 자존심이 아주강해 온 사람도 있습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은
의사 말을 잘 듣고 돈도 잘 깍지 않아요. 그래서 시술도 편하게 잘되는 편이랍니다.
그런데, 자존심이 아주 높은 사람은 수술비용도 자기 멋대로 조정해달라고 하고 의사말도 잘 안 듣고 시시콜콜 따지고 드는데, 이 경우
또 수술도 잘 안되어 참으로 애를 많이 먹인답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요. 자존심이 너무 높고 자기고집이 세면, 세상사에 부딪침이 많아요. 다 자업자득이지요. 그 사람들 행복한 삶을 사려면
마음부터 고쳐야하지요.”하고 이야기하자, 그도 "그렇다."고 했다.
● “ 제가 10여 년 전 중국 <상해 중의과대학>을 방문했는데, 그 때 정년퇴직한 한 한의과 노교수님이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어요.
그는 정년 후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4일은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 노인들을 방문하여 무료로 침술 시술을 해주고
또 3일은 도시변두리 조용한 아파트에 혼자서 시도 쓰고, 명상 및 태극권 수련도하고 불경 공부도 하고 있었답니다.
참으로 보살의 생활을 실천하고 있었지요.”라고 내가 말하였다.
◇ 피부과 의사의 바램
그러자 그 의사는 “네, 그 선생님은 모든 것을 놓고, 다 버리시고 오직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동시에 자신의 수행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참 부럽군요. 사실 저도 이제 돈도 벌었고, 명예도 얻어 보았어요.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 혼신의 힘을
다해 정성을 다하다보니 이제 제 기운이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저도 이젠 좀 쉬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빚을 갚고,
많은 사람을 위한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진정으로 말했다.
◇ 여행은 참 유익하고 좋은 것이야.
“아~ 천안이 다 되었군요. 선생님 부디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시고, 또 자신을 되돌아 볼 때 명상도하고 불경공부를
해보시면 마음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 되실 겁니다.”하니 그 의사 선생님은 “네, 말씀 참 고맙습니다. 좋은 여행 되십시오. 스님~”
하면서 9척 장신의 몸을 꾸벅 숙였다.
정말 피부과의사, 성형외과의사 선생님도 모두 오늘 만난 선생님과 같은 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나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고 보면~ 모두 부처님과 같은 분이리라.
여행은 참 유익하고 좋은 것이야.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세상을 향해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욕탕 속의 문수보살 (0) 2008.04.14 마음의 여행(물도 의식이 있다) (0) 2008.01.01 맑은 심성의 조선족 여행가이드~ (0) 2007.12.25 중국 천태산 기행~ (0) 2007.12.07 석양은 아름다워라~ (0) 200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