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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에 참석한 교회장로님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2008. 1. 13. 08:35
◇ 49재에 참석한 교회장로님
어제 일요일 우리 절 사무장의 아버님 49재를 모셨다. 그런데, 사무장을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기독교 신자라 염려가
되었다. 그들이 긴 49재 의식을 소화시킬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무장이 먼저 기독교를 믿는 형제들이
법당에 들어오지 않으면 어찌할까하는 걱정을 한 것이었다.
그 영향으로 형이 교회에 나가게 되고 결국 교회 장로까지 되었다. 그래서 어머님을 포함한 가족들이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사무장 아버님은 한때 절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연유로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사무장이
오봉정사 납골공원인 우리 절에 아버님 유골을 모시고, 49재까지 지내게 되었다.
49재 시작하기 전 사무장이 “스님, 형이 교회 장로고 다른 형제들이 모두 기독교 교인이라 의식을 좀 간단히 하여
재 시간을 좀 짧게 할 수 없는지요?”라고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그러나 사무장 어머니와 형제자매가 법당에 다 참석하였다. 형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 자 지금부터 전주이씨 종규 영가님의 49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영가님은 부처님의 인연이 있어 이렇게
절에서 천도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종교가 다르지만 오늘은 여러분들이 마지막으로 아버님께 효도를 다한다는
자세로 정성을 다하여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앞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예수님 앞에서 기도한다고 생각하
셔도 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지극한 마음으로 스님과 함께 재를 올립시다.”
이렇게 시작하여 엄숙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지극 정성을 다하여 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가족모두
영가 전에 절하는 것은 물론 부처님(삼보)전에도 절을 한 것이다.
다만, 교회 장로인 큰형은 일어섰다 꿇어않았다 하면서도 결코 머리를 바닥에 대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것이 어디인가.
보통 맹신적 기독교 교인들은 절에서 나는 향내만 맡아도 밥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 사무장 가족들은 영가 전에
부처님 전에 절을 한 것이다.
출가하기 전, 직장(은행)에 다닐 때 12월 31일이면 은행지점 금고 앞에서 금고제를 지냈는데, 지난 한해 잘못을 뉘우
치고 새해 좋은 일 있고, 지점에 돈 많이 들어오길 빌며, 돼지머리를 제사상에 올려놓고 빈 적이 있었다. 그 때에도 불교
신자와 카톨릭신자는 절을 하는데, 기독교신자는 결코 절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부모나 조상제사도 지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사무장 가족들은 영가 전에 부처님 전에 절을 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정성을 다하여 지심으로 재를 올렸다.
마지막 봉송의식(영가를 극락으로 보내드리는)을 하면서 게송(법문 형식의 시)을 영가에게 말해주었다.
◇ 금일 영가~ 청신사 전주이씨 종규 영가시여~
이제 마지막으로 이 산승의 게송을 들어소서.
화탕풍요천지괴 요요장재백운간 ○
일성휘파금성벽 단향불전칠보산 ◎
(불과 바람 들이쳐서 천지가 깨져도, 흰 구름 속 아득하게 길이 있도다.
한소리 휘둘러서 금성벽을 깨고, 부처님 앞 칠보산을 향하고 있네!)
이렇게 훌륭하게 49재를 모두 마쳤다.
재가 끝나고 그 가족들은 진심어린 말로 “ 스님, 참 감사합니다. 너무 목소리가 좋았어요. 감사합니다.”이렇게
고마움을 표했다.
“ 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라고 말했다.
◇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생각의 틀
고정관념만 바꾸면
교회에서 염불할 수 있고
법당에서 찬송가 부를 수 있다.
지구촌의 모든 이들이
내 종교, 너 종교 가릴 것 없이
어깨동무하고 덩실덩실 춤추며
오순도순 살아 갈수 있지 않을까?
오~ 주여 !
이세상의 죄 많은 이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시여~
대자대비하신 인류의 스승 석가세존이시여~
알라의 신이시여~
이 법계에 두루 하신 비로자나부처님이시여~
◇ 이 땅 한반도에 있는 모든 이들이여
우리는 단군의 자손입니다.
비록 종교가 다르고
이념과 사상이 달라도
그래도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부모님의 부모님 또 그 부모님들 모두
우리 조상님들 모두
그래서 우리는 단군의 자손입니다.
◇ 대통령 당선자이신
이명박 차기 대통령께서도
부디 조상을 잊어버리시는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멘~
남광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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