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자가 숙명론을 버린까닭은?
[1] 무지한 사람이 숙명론과 신의론을 맹신한다.
요즈음 명리학이다, 육임이다, 주역이다, 하는 소위 “미래 예측학”이란 것이 세상에 선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스님들이 너도 나도 그것을 배우겠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님 정법을 잘 알고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숙명론과 신의론을 정면으로 부정하셨다. 즉 인간이 태어날 때 이미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고 하는 숙명론과 이 세상 모든 것이 신의 뜻에 달려있다고 하는 신의론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하셨다.
즉 태어날 때 이미 운명에 결정되었다고 하면 아무도 스스로 좋은 일을 할 필요가 없어 타당성이 없고, 모든 것이 신의 뜻에 달려 있다고 하면 자신이 살인이나 강간 같은 일을 저질러 놓고도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 것은 더욱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다.
내가 과거에 은행에 근무할 때 신용 대출을 받은 어떤 목사가 만기일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자 내가 독촉을 했더니, “하느님께서 대출금을 갚지 말라고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연대보증인 선의의 피해를 입을 탠데요.”라고 말하니 “그것도 다 하느님의 뜻”이라 했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또 내가 아는 스님은 계속 자신의 사주(육임?)를 펴 놓고 매일 자신에게 일어날 운의 길흉여부를 따지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불자들이 자신의 사주가 나쁘다고 한탄하며, 한숨만 쉬고 있다. 이 모두가 한마디로 무지해서 일어나는 일 들이다.
[2] 부처님은 현재 행위의 중요성을 철저히 강조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위와 같은 숙명론과 신의론을 배격하시면서 업론(행위론)을 설하셨다.
즉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나 전생에 지은 나의 행위의 결과요, 지금 내가 짓고 있는 행위는 미래의 내 모습”이라 하시면서 현재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래서 과거나 전생에 지은 나쁜 습관이나 체질 성격 등을 잘 파악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그 길을 가르쳐 주셨다.
그 유명한 아사세왕의 이야기를 상기해 보면 더욱 그 이치를 잘 알 수 있다. [아사세 왕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까지 죽이려하였는데, 뒤에 큰 병을 얻고 죽음이 경각에 이르자 부처님을 찾게 되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자신의 큰 잘못을 반성하고 피눈물로 참회하여 병이 낫게 되었으며, 그 후 훌륭한 왕이 되었다.]
[3] 그런데 왜 명리학으로 사주를 보는가?
사주는 고도로 발달한 동양의 기학이다. 즉 이 우주질서를 음양오행의 기로 나타내고 사람도 이 우주의 한 부분이므로, 당연히 음양오행으로 나타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한 시점인 생년 생월 생일 생시라는 자연적 사건을 육십갑자란 음양오행의 부호로 나타낸 것이다. 그것을 사주팔자라 부르는 것이다.
현대 과학에 의해 이미 사람의 세포하나 속에 무한한 기억과 유전인자가 다 녹아있음이 밝혀졌다. 마찬가지로 이 사주팔자라는 고도의 인생방정식을 풀면 그 사람이나 그 조상들이 과거 전생에 만들어 놓은 업력의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 그 업력이 다름 아닌 그 사람의 체질과 성격내지 성격 등이다. 그 업력에 의한 육체와 정신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 그래서 사주에 음양오행의 기운이 한쪽으로 편중되면 그 사람은 성격이 편고하게 되어 특정분야에 욕망이 치우치는 병리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그로 인하여 대인관계가 어렵게 되고 자신을 지나치게 고집하거나, 또는 자신을 구속하는 등 현상을 일으켜 인생을 곤란하게 살아가게 된다.
◇ 그러므로 명리학으로 생활상담을 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이점에 착안하여 편고한 마음을 바르게 해주는 법문과 신행상담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전생에 지은 나쁜 업을 일깨워주고 그것을 고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편을 베풀어야 한다. 업장 소멸 기도나 염불수행 또는 명상법을 지도해 주어야 한다.
◇ 이러한 지도를 해주려면 스님들이 스스로 수행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함은 물론이며, 아울러 명리학도 이왕이면 제대로 깊이 배워야 될 것이다.
[4] 물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
이 말씀은 부처님 말씀입니다. 또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선한 법을 악용하면 사악한 법이 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속된 법을 사용해도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 명리학은 고도로 발달한 운명론입니다. 닦지 않는 중생에게는 그 적용이 실제로 많이 일어납니다. 반대로 수행을 많이 하시는 스님이나 불자님들은 이 것의 적용이 아주 미미하게 됩니다.
제발 명리학을 방술이나 비술처럼 여기지 맙시다. 예를 들면 어느 불자가 좋지 않은 대운과 세운이 있다고 합시다. 그때 일자까지 좋지 않은 것을 미리 알았다고 칩시다. 그런데 어떤 학원에서는 이것을 이용해 돈 벌이하는 방법도 그르쳐 주고 있다고 합니다. 즉 해당 불자에게 지키지 못할 계 ( 머리 감지 말라, 이발하지 말라, 미장원 가지 말라, 성행위 하지 말라. 동쪽으로 오줌 누지 말라는 등등.....)를 주고, 실제로 나쁜 일이 발생하면 그것을 지키라고 했는데, 지키지 못하여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고 스스로 자책하게 만들고, 그로 인하여 그 스님이 대단하게 보이게 하는 등 ~ 참으로 한심합니다. 제발 바른 마음을 가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비록 절이 가난하여 힘이 든다고 할지라도 부처님의 이름을 걸고 있는 스님이 이러한 비술들을 익히지 맙시다.
스님여러분 또 수행자여러분 !
명리학을 이용하여 생활상담을 하시려면 먼저 위와 같은 이치를 잘하시고, 궁극에는 명리학을 보지 않고도 생활상담을 하실 수 있는 힘을 기릅시다.
- 남광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