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 개운상담 엣세이

장과 한 이야기

개운당 남광 2022. 3. 7. 08:58

정과 한 이야기

 

 

#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정과 한이 많은 민족이라 합니다.
누구나 정이 있어서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살아갑니다. 

홀시어머니에게 시집가서 남편이 젊어서 죽고 청상이 된 사람은

얼마나 정이 그립고 한이 많겠습니까?

정이 있으면 베푸는 것도 잘 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없으면 삶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이 많은 사람은 달라고 하지 않아도 정을 줍니다. 

 

#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내가 정을 주었는데 그 댓가가 오지 않으면 한을 품게 됩니다.
그래서 정이 많으면 한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좋아서 준 것도 되돌려 받기를 원한다면 뜻하지 않게 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괴로움을 겪지 않으려면 정을 줄 때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자식에게 정을 쏟되 자식에게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한이 될 것이 없습니다.

배우자에게 정을 쏟되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한이 될 것이 없습니다.

친구에게 정을 쏟되 바라는 마음이 없으면 한이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정을 주면서 베푼 만큼 받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상대가 그에 대한 응대를 하지 않으면 섭섭해하고 심하면 증오하고

한을 품게 됩니다.
왜냐하면 준만큼 받는 정이 오고갈 때 따뜻한 교감이 더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을 주었다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하려는 바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이 한이 되지 않으려면 정을 주되, 바라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금강경에 응무소주 이생기심(바라는 바 없는 마음을 내라.)이라는 구절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정이 너무 많은 사람은 무엇인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그렇습니다.
이렇게 정이 단지 주는 것으로 그칠 때는 한이 되지 않지만

바라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한이 되어 버립니다. 
더구나 정이 자신의 감각적 욕망일 때는 내가 만든 덫에 걸려 신음을 하게 됩니다. 
좋아하지 않고 살 수 없다고 해서 감각적 욕망을 가지고 좋아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것이 감각적 욕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각적 욕망을 절제하는 것을 좋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각적 욕망보다 감각적 욕망을 절제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만일 바라는 것 없이 정이 많다면 그분은 대보살입니다.

바라는 바 없이 오직 베풀기만 하는 분은 대자대비한 불보살님이십니다.

우리 모두 관세음보살님이나 부처님을 닮아가도록 해 봅시다.

감사합니다.

 

자비불교정토회

정인(正印)합장

2022년 3월 4

아미타불천일기도(2323)

 

나무붓다야

나무달마야

나무승가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