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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느님이 스님의 피를 쪽쪽 빨아 버리리라.

개운당 남광 2014. 3. 4. 19:25

 

 

 

[하느님이 스님의 피를 쪽쪽 빨아 버리리라.]

- 진리세계에서는 시비(是非)가 없다. -

 

 

오늘오전 길을 걷는데

불신지옥 피켓을 든 여자가

“스님, 예수를 믿으세요. 믿지 않으면 불지옥에 빠집니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따라옵니다.

 

그 말을 듣고도 그냥 지나쳐 오는데

그 여자가 계속 따라옵니다.

 

순간 마음속에 그 소리를 부정하는 느낌이

확 일어나며 그녀를 제도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습니다.

“여보세요, 누가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했나요?”

 

이 말에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고 입에 거품을 물고

“스님 어서 빨리 마귀굴에서 나와서 하느님의 품으로 오세요.

만일 그러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몸에서 피를 쪽쪽 빨아내어

죽게 할 것이오.”라고 하면서 그의 발악에 가깝게 말을 합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말이 통하지 않는구나. 자신의 입장에서는

내가 마귀로 보이는 것이구나.

그리고 사력을 다하여 그들의 복음을 전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대꾸 없이 그냥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약 50미터 가량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하느님이 스님의 피를 쪽쪽 빨아 버리리라. 피를 쪽쪽 빨아 버리리라.를 계속 반복하며

따라왔습니다.

그때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지나치고 어쩌면 미치광이에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믿는 믿음에 깊이 빠져 확신에 찬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한편 불쌍하기도 하고 또 한편 이런 사람을 양산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자칫 시비를 가리다가 둘 다 물구덩이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비를 가리는 것보다

‘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언젠가 인연이 생기면 그녀도 진리에 눈을 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지금은 그녀는 하느님이란 허상을 철저하게 맹신하고 있다.

그러한 생각에 깊이 물들고 세뇌되어 있으며,

그녀 입장에서는 내가 마귀로 보일 뿐이다.’

이렇게 가만히 바라보며 길을 가니

마음이 고요해 졌습니다.

 

 

◇ 중생의 마음에는 시비(是非)가 있습니다.

그녀는 하느님 믿는 것은 옳고 그 외의 종교는

모두 사도(邪道)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입장에서 보면 시(是)와 비(非)가 없습니다.

오직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옳다고 강변하기 위해

다른 종교가 나쁘다고 악담하는 것은 독선에 빠진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긍정하고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것을 부정하면

자기와 다른 것은 나쁘고 하나만 옳다는 독선에 빠지고 맙니다.

 

기독교도 있지만 불교도 있다고 말할 때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들은 그렇게 될 만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인연)을 무시하면

다른 것을 배척하는 마음으로 인해

지혜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무엇도 부정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일 때만

고요함이 생겨 사물의 바른 이치를 알게 됩니다.

이렇게 아는 마음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 지구상에는

맹신적인 믿음을 믿는 기독교인이나 광신자도 있고

불교와 같은 인연과론을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이 실상입니다.

그래서 ‘저것은 나쁘고 이것만 옳다.’고 강변하면

결국 중생의 마음에 빠질 뿐입니다.

 

만일 불교나 기독교나 두 종교가 모두

저것이나 이것이나

똑같이 존중하는 마음으로

바른 것을 선택할 때

통찰지혜를 얻어 법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내 마음속의 부처도 하느님도 함께 미소 짓고

밝은 광명을 비추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정토사(개운선원)

 

정인 합장

2014년 3월 4일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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