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부처님 당시 어떤 사람이 물었다.
‘부처님 나는 누구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오온이니라.
오온이란 다섯 가지의 쌓임을 말한다.
다섯 가지의 쌓임이란 색수상행식이니라.”
◇
색(色)은 물질이니 곧 몸뚱이를 말하고
수상행식(受想行識)은 마음 작용을 말합니다.
그래서 오온이란 몸과 마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 몸은 6가지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6가지 감각기관은 눈, 귀, 코, 입, 신체, 뇌이며
이 6가지 감각기관으로 6가지의 대상
(즉 빛(물체), 소리, 냄새, 맛, 닿임, 생각)과 접촉하여
느낌(수受)을 만들어내며
느낌에 의해서 연상(想)이 일어나며
연상(想)에 의해서 의지작용(行)이 일어나며
행(行)에 의해서 가치판단과 기억(識)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 오온은 모두 서로 연(인연)하여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라고 하는 것은
몸과 마음의 5가지 무더기일 뿐
독립된 ‘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 그런데 이러한 ‘나’라고 하는 것 중
식(識)은 온갖 기억이 다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마음의 작용이 일어날 때 마다
과거에 저장된 이 식이 자동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저장된 마음을 제8식(아뢰야식)이라 합니다.
또 이것을 자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망상이 있습니다.
이 '나 가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을 불교에서는 제7식(말나식)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성찰하고 살피는 마음이
바로 제6식(의식)입니다.
◇
제8식에는 탐심과 진심과 어리석음으로 지은 8만4천 번뇌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나
자신의 행동과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에 따라 그 욕망이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어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식탐이 많고
어떤 사람은 색탐이 많고
어떤 사람은 재물에 대한 탐심이 많고
또 어떤 사람은 명예욕이 많고
또 어떤 사람은 권력욕이 많고
또 어떤 사람은 예술적인 미(美)를 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종교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
이렇게 어느 한 곳에 집착하는 마음을 성향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마다 위와 같은 성향이나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합니다.
그 결과 배우자를 만나고, 직업을 택하고
사람을 만나고, 모든 일을 택하게 됩니다.
◇
이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자신의 성향과 욕구를 잘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성향과 욕구가 자신의 순간순간 선택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격과 성향이 바로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모르면 세상을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을 알았다는 것은 나를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밖에서 나를 찾으려 해서는 영원히 찾지 못합니다.
오직 자신의 몸과 마음을 성찰하여 나를 발견해야 합니다.
어리석은 중생의 마음을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알아차리면
몸과 마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알 수 없습니다.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밖에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
욕망과 번뇌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고
장소의 변화에 따라 일어납니다.
여섯 가지의 감각기관이 6가지의 경계를 만날 때
자신 마음속에 있는 욕망의 잠재의식이 사라나고 사라짐을
관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인연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
영원한 자아라고 할 것이 없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무아(無我)의 체험입니다.
이처럼 무아를 알아 욕망을 여읠 때라야
나를 알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항상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질긴 번뇌도 다 소멸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습관을 알아차림하고
잘못된 성격과 상향을 알아차림하려서
선한 일 착한 일과 행동을 해 나가면
번뇌가 다 사라져
마음이 청정해지고 평안하고 고요해 집니다.
이것도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선업을 쌓으면 선한 존재(부처)가 되고
악업을 쌓으면 악한 존재(중생)가 될 뿐입니다.
이렇게 ‘나’라고 하는 5가지 무더기는
무상(無常/변화)하고 무아(無我/실체가 없음)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2014년 1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