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스크랩] “점(占) 집에서 저희 남편 쓰러진다고 합니다.”

개운당 남광 2013. 3. 12. 16:50

 

 

 

“점(占) 집에서 저희 남편 쓰러진다고 합니다.”

 

 

 

 

정토사에도 포근한 봄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아침엔 찬바람이 불어

목탁을 쥔 손이 시립니다.

 

오늘은 음력 2월 초하루입니다.

 

지난겨울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했는데, 날이 풀리니 한결 마음이 훈훈합니다.

 

이렇게 봄은 오는데

아직도 추위를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시 마지를 지어놓고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드르륵’ 하고 법당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방문을 열어 보니 보름 전에 상담을 다녀간 강화도에 사시는

이(李)씨 보살님이었습니다.

 

“ 보살님, 어서 오세요. 아침 일찍 오셨군요.”

“ 네, 스님. 먼저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고 나서 출근하려고 왔습니다.”

 

“ 네, 잘 오셨습니다. 부처님께 절하시고 따뜻한 차 한 잔 하세요.”

  잠시 후 불자님에게 발효차인 하동녹차를 끊여 대접을 하였습니다.

 

“그래, 요즈음 장사는 좀 어떠하신가요?”

 

“네, 힘들지요. 사실 오늘 가게에 일하는 사람이 그만두어서 어쩔 수 없이

저 혼자라도 해야 하지요.”

 

사실 이 보살님은 강화도에서 꽤 크게 농사를 짓는 분인데, 최근 아들이 주택 및

택지 사업을 하고 있는 데 불황이라 매기가 없어, 지금 자금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또 아들이 읍내에 음식점을 내어서 운영하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보살님이

가게를 돕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고생이 참 많습니다.

 

“스님, 그런데 최근에 며느리가 점(占)집에 다녀왔는데, 글쎄 우리 남편이 4월 달에 쓰러지게 되니 빨리 조상님들에게 빌어야 그 액을 면할 수 있으니, 돈을 3백만 원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뭐 저가 스님 말씀 듣고 벽과도 수행을 잘하고 있는데, 이렇게 며느리가 엉뚱한 소리를 하니 영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스님, 별 일 없으시겠지요?”

이 보살님이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쯧쯧, 참으로 딱하십니다. 그만한 일로 마음이 흔들리시다니. 보살님, 스님이 가르쳐 준 대로 매일 보살님께서 지심으로 아미타불 염불을 해보세요. 나무아미타불이란 아미타불에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아미타불이란 무량광부처님, 무량수부처님이란 뜻입니다. 무슨 뜻이냐? 무량광이란 한 없이 밝은 광명이니 번뇌와 고통이 다 사라지게 하는 무한히 밝은 부처님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이란 한 없이 밝은 지혜의 부처님에 나를 맡긴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아미타불을 부르면 내가 아미타부처님처럼 번뇌와 고통이 다 사라져 업장이 다 소멸되고, 바른 지혜가 샘솟아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이 염불을 지심으로 하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또 그 힘으로 주변 가족이 모두 밝아지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만일 보살님이 이 염불을 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온갖 번뇌가 나와서 짜증내고 화를 내기 쉽습니다. 그러면 남편도 열 받고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보살님이 염불수행을 지심으로 하면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웃음을 잃지 않게 되고, 또 밝은 지혜로 이 난국을 헤쳐 갈 힘이 반드시 생길 것입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다시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기도해 보렵니다. 사실 보름동안 열심히 기도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아들이 무슨 일이든 하면 무조건 반대하지 않고 승낙을 했습니다. 아들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믿는 것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저도 세상물정을 모르지만 아들도 마찬가지이니 이 어려운 가운데 식당까지 덜렁 차려 놓고 여기에도 많은 투자를 하여 결국 어려움을 자초하게 한 것입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 그래서 지금 가만히 두면 계속 적자이니 가게를 닫으려고 하는 데, 가게를 접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지요?”

 

 

“보살님,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들에 집착을 하면 아들이 하는 온갖 일들이 좋아 보이기도 하고 또 반대로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제는 아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손을 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들이 우뚝 서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가게를 접는다고 하시니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래도 손해가 나지 않게 계약 기간 내에는 조금이라도 매상을 더 올리려고 노력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보살님, 기도를 하면 이렇게 자신도 알아차림 할 수 있고 아들이나

다른 가족도 알아차림 할 수 있어 참으로 좋습니다. 더욱 열심히 정진해 보세요. 그러면 당장 다음 달에 남편에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 보살님”

이렇게 사시 예불하기 전 간단하게 상담을 마쳤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염불정진 하겠습니다.”하고 밝게 인사를 하며 그 보살님은 마을길로 내려갔습니다.

 

 

그때 한 가닥 봄바람이 휘익 부니

댕그랑 댕그랑 풍경이 소리를 냅니다.

 

“나무 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인등기도 동참하신 불자님들 한 분 한 분 소원을 빌며

이렇게 초하루 인등기도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정토사(개운선원)

 

정인 합장

(2013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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