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스크랩] 집나간 남편 돌아오게 하기

개운당 남광 2012. 10. 9. 16:28

 

 

집나간 남편 돌아오게 하기

 

 

 

불자님들

가을하늘이 더없이 맑고

들녘에는 누런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결실의 계절입니다.

 

 

◇ 지난 주 수요일 수요법회와 불교강의가 있어

 여느 때처럼 해인선원에 갔습니다.  

 

 어떤 여성 불자 분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스님!”

“네, 불자님. 나무관세음보살”

 

“네 불자님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스님....”

 

 그때 해인선원에 상주하고 있는 법선(法宣) 법사님이

“스님, 저 보살님께서 부처님 전에 꽃 공양을 하셨습니다.”

“그래요. 공양 중에서 꽃 공양도 참 좋은 일이지요.”

  그 보살님이 가고난 후 법사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추석날 해인선원에서 사시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한 여성 불자님이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법당에 들어왔습니다. 불공이 끝나고 법사님이 상담을 해주었습니다.

  그 불자님은 해인선원 부근인 신월동에 살고 있는데 나이가 60이며, 나이가 10살이나 연하인 지금의 남편과 7년 전부터 재혼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성실하며 직장일도 열심히 다니는데, 주변 가족들이 모두 비명에 가거나 뿔뿔이 흩어져 겨우 여동생 한 사람만 있으며, 성격도 매우 차분합니다. 반면에 그 여성 불자는 일가친척도 많고 또 성격도 매우 활발하고 말도 거침없이 합니다. 그래서 7년 동안 살면서 아내가 큰 소리치고 살고 말도 함부로 했으며 특히 말다툼이 벌어지면 항상 남자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추석 10여일 전부터 병원에 계신 친정아버님의 간호와 친정 대소사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그래서 남편에 대한 시중도 형편없어져 반찬도 빨래도 집안정리도 엉망이라 마침 시누이가 집에 왔다가 그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한 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부부가 대판 싸움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싸움 끝에 남편이 집을 나가고 말았습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화가 많이 나서 그렇겠지.’ 이렇게 자위하며 기다렸는데 전화가 없자 전화를 하니 아예 전화기를 끊어버렸습니다. 얼마 후 “이제 나를 기다리지 마시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너무 놀라고 답답하여“내가 잘못했으니 제발 돌아오세요.”라고 애타게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으나 더 이상 답이 없었습니다.

 

‘나이차이가 10살이나 나니 이제 다른 여자가 새겼나? 아니면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났는가?’이런 망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니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을 기다렸는데 밤에 잠도 오지 않고 뜬 눈으로 새다가 약 2개월 전 친정아버지 병환관계로 상담을 한 해인선원의 법사님이 생각이 나서 다음날인 추석당일에 해인선원 앞에 오니, 목탁소리를 들려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절로 법당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이 모두가 나의 탓이니. 매일 남편에 대한 참회기도를 하라.’는 법사님의 가르침을 받아 매일 해인선원에 와서 사시불공에 동참하고 집에 가서는 하루 종일 참회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밤에 잠이 안 올 때는 지장보살 멸업장진언을 하라.’는 법사님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진언을 외우니 마음이 안정이 되고 잠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7일간 오매불망 참회기도 하던 7일째 새벽 문득 항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찾아가보자.라고.

  그래서 H건설에서 공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수소문해보니 서울시내 H건설에서 공사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 다음날 서대문부근 공사장에 제일먼저 가보고 싶은 생각나서 새벽에 택시를 타고 가보니 마침 아침 일찍부터 안전 모자를 쓰고 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따라 현장에 가보았더니 마침 그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남편을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아! 다른 일은 없었구나!”하고 생각하며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곧장 달려가 “여보!”하고 남편을 불렀는데 얼마나 반가운 눈으로 보았던지 남편이 그 광경을 보고 다소 놀라운 표정으로 보다가 “여기는 어찌 알고 왔소?”하며 표정이 

아주 의기양양해 보였습니다.

 

  사실 지난 7년간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던 남편이었으며, 다투고 나면 항상 먼저 사과를 하던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가 찾아왔으니 이건 대단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지은 것입니다.

 

  남편의 작업을 끝낼 때까지 현장부근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편이 직장 상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서, 택시로 부부가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남편이 말없이 아내를 꼭 안아 주며, 10일후에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하면서 공사현장으로 갔습니다.

 

◇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밤낮으로 기도한 결과 남편을 다시 찾았고 자신의 행복을 다시 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 그렇습니다.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잘 살펴보면 다 내 마음이 일으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괴로움과 얽매임이 모두 다른 사람 때문에 일어나거나,

자신의 나쁜 운 탓으로 돌리거나 이 사회 탓으로 돌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 옳다 그르다 모양을 짓고,

그 모양에 집착해서 온갖 갈등과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 일어난 어떤 괴로움이나 갈등도 가만히 안으로 살펴보면

그 괴로움의 뿌리가 다 자신의 마음 가운데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그 마음이란 것도 인연 따라 일어나는 것이어서

한 생각 돌이켜서 자신이 그릇되게 모양 지은 것을 알아차리고

그 모양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그 즉시

모든 괴로움과 갈등 그리고 얽매임이 사라지게 됩니다.

 

 

불자님들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마다 괴로워지게 되며

그 결과 불행해집니다.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으뜸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상처를 입으면 안 됩니다.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나’라고 할 것이 없는 도리를 알아버리면 됩니다.

이런 이치를 알면 어떤 상황에 부딪쳐도 인생을 잘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른 참회수행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만일 위 불자님이 자기가 잘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도도 하지 않았다면

결코 그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설령 돌아온다고 해도 또 다시 부부의 갈등은 심화되어

결국 이별이라는 결말을 가져오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이 위 불자님은 해인선원 법선 법사님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겨 기도우 1주일만에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침과 동시에 남편을 다시 찾았으며

결국 행복한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불자님들 

내 잘났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옳다도 생각을 버리고

상대의 생각도 인정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너와 내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정토사(해인선원)

 

정인합장

 

2012년 10월 9일

 

 

 

 

 

 

 

Romantic Classic 모음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