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문 - 법문, 좋은글/♣--남광 엣세이

[스크랩] 천천히, 인생의 속도를 줄여라

개운당 남광 2011. 11. 25. 08:02

 

천천히, 인생의 속도를 줄여라

 

 

◇ 어제 법륜사에 법사 수계식이 있어 자동차로 서울에

나갔습니다.

광화문 부근에 있는 법륜사 들어가는 길목은

매우 좁아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갑니다.

좁은 골목길 중간정도 왔는데 반대쪽에 차가 나타나더니

불을 번쩍번쩍 하면서 마구 달려들어 왔습니다.

 

“음, 저사람 급한 일이 있는 것이구나.”이렇게 생각하고

후진을 해서 양보를 해주었습니다.

 

 

◇ 그런데 내가 출가하기 전에는 절대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건 뭐야! 아니 내가 이 골목길로 먼저 들어 와 반이나 지났는데 저 친구는 눈이 없는가봐. 건방진 녀석.” 하면서 오히려 내가 먼저 헤트라이트를 번쩍였을 것이며, 상대방은 내가 양보할 것을 고집하며 운전대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하면 서로 고성이 오고가며 싸움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 날 운전을 하며 공사 현장을 지나는데 순찰차가 뒤따라오며 속도를 줄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알고 보니 나도 모르게 과속을 한 것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여름날 골목길로 차를 타고 가는데 “천천히 가야지!”라는 여자의 말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늦추어 천천히 속도를 내었습니다. 그러자 잠시 뒤 다른 여자들도 웃으면서 그래그래 천천히 가야지 하면서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창문을 열고 쳐다보니 어머니를 따라 천방지축 따라오는 아들에게 “그래 천천히 가야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한때 비오는 날 도로가를 가다가 달리는 차에 옷에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 쓴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운전자에게 막 욕하였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음, 그 친구 참 급한 일이 있구먼.” 이렇게 말하며 “내가 이곳을 지났으니 물벼락을 맞았지. 함께 이 세상을 사노라면 이정도 일이야 흔히 일어날 수 있지. 하지만 나는 결코 저러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은 속도를 저절로 늦추어 천천히 가게 됩니다.

출가 전에는 누가 “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자꾸 이야기 하면 짜증을 내고 오히려 화를 버럭버럭 낸 적이 많았습니다.

 

 

 

◇ 그렇습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급하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깊은 뜻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치곤

합니다.

 

만약 당신이 똑같은 말을 여러 곳에서 반복해서 듣고 있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러면 그 의미가 명확해지면서 뜻밖의 지혜가 밝아 와서

새로운 변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삶을 알아차림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의 깨달음입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

“돌아가는 길이 빨리 간다.”

 

“인생의 속도를 높이는 것 말고도

 훨씬 중요한 것들이 많다.”

 

“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내면

  모두가 이익 되는 것이다.”

 

“ 서로 양보하면 세상이 즐겁게 된다.”

 

“ 먼저 내가 변해야 가족이 변화고

  이웃이 변하고 세상이 변화한다.”

 

 

  이러한 의미들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 바쁘게 하루를 살다가도

    저녁 한때 조용히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그것이 바로 기도인 것입니다.

   참다운 기도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 양심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그 속에 진리가 다 들어 있습니다.

 

 

◇ 그래서 천수경의 사홍서원에서

   자성중생 서원도

    (내 마음속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자성번뇌 서원단

    (내 마음속 번뇌를 모두 끊어버리리다.)

 

   자성법문 서원학

    (내 마음속 법문(=양심의 소리)을 다 배우오리다.)

 

   자성불도 서원성

    (내마음속 불도를 이루어 성불하오리다.)라는 구절이 있는 것입니다.

 

   불자님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 양심의 소리,

   지혜의 말씀을 듣기위해

   매일 기도를 하여야 합니다.

 

   잠시 바쁘게 살아온 하루를 되돌아보며

   잠시 귀를 기울여 봅시다.

   이것이 참다운 기도인 것입니다.

   다 합장하시고 사홍서원을 함께 독송합시다.

 

   중생무변 서원도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무진 서원단 (번뇌를 모두 끊어버리리다.)

   법문무량 서원학 (위없는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무상 서원성 (불도를 이루어 성불하오리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5년 음력 동짓달 초하루

 

   정토사

 

   정인(正印) 합장

 

 

 

출처 : 개운선원
글쓴이 : 正印 (남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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