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님~ 왜 삽니까? 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 “스님~ 왜 삽니까? 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 어제 저녁 9시경 바깥이 소란하여 나가보니
술에 만취한 어떤 남자가 종무소에서 큰소리로 사무원에게 나무라고 있었다.
“불자님~ 어인일이십니까?”
“아 글쎄 이 사람들이 내가 아버님 뵈러 왔다하는데, 참배시간이 끝났다고 하지 않습니까? 돌아가신 아버님 영정사진이라도 뵙고 가려고 왔는데 저 사람들이 안된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 네~ 불자님, 저와 함께 법당으로 갑시다.”하니 그 남자는 혼자서 먼저 법당계단으로 막 올라가더니 이번에는 법당 앞에서 큰소리로 “열중 쉬엇~ 차려엇~”하며 마치 군대 제식 훈련 교관처럼 큰 소리를 쳤다.
“불자님~ 법당 앞에서 큰소리치면 안 됩니다.”
“네~ 스님 전 지금 많이 괴롭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리하여 법당 문을 열고 법당 안에 그 남자를 안내했는데 그 분의 아버님 영정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 7월초 그 남자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장기 투병 중이신 어머님 간호를 하시다가 아버님이 병을 얻어 먼저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런데 집안 형제들이 기독교를 믿고 있고 자신은 성당에 다니므로 49재를 올리지 못한 것이다.
7월초 봉안식 때 남광스님이 법문을 간단한 법문을 하면서 지금 고인은 몸은 없지만 아직 마음의 잔상(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 및 무의식=7식)이 남아 있으므로 이 식이 하나씩 없어지는데 7일이 소요되어 결국 7식이 다 소멸되는 기간이 49일 걸린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그 고인의 마음의 잔상이 가족들의 감각기관을 통한 마음을 빌려 나타나는 것이 차식(빌릴차/마음식)이라 했다. 그래서 고인이 가장 애착하거나 걱정하던 가족 중에 꿈에 나타나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바로 이 남자에게 2분이나 아버님이 꿈에 선연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 “스님, 저 공부 많이 한 놈입니다. 좋은 고등학교 나오고 공군사관학교 나와서 전투기 몰고 또 유학하여 공부도 많이 했어요. 저는 비록 지금 성당에 다니지만, 머리는 모택동주의자입니다. 저의 집안은 전주이씨 효령대군 문중입니다. 우리 선조 중에 관악산 연주암에 큰 시주한 어른이 계십니다. 대대로 유교를 숭상하는 집안입니다만 불교를 배척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저의 형과 형수가 다 기독교인입니다. 또 누나들도 유교, 천주교, 기독교로 다 종교가 달라요. 저의 처는 또 불교를 믿어요. ”
“그런데, 정말 스님이 말씀한대로 아버님 절에 모시고 2번이나 꿈에 아버님이 나타나셨는데, 참 기분 좋은 모습이셨어요. 그런데 묘하게 아버님 꿈을 꿀 때마다 저의 집안에 좋은 일이 나타난 것입니다. 왜 하필이면 저에게 나타나지요? 다른 형제들은 꿈을 꾸지 못 했다고 해요.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되지요. 저는 과학적 사고를 가진 놈인데, 도대체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입니까? 그래서 저 많이 혼란스러워요. 스님!”
“ 오늘아침 제가 집을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마하반야바라밀다 심경~>하고 걸어가는 나를 스스로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스님~ 저 정말 혼란스러워요.”
“ 제가 20세에 사관학교 들어간 후 집을 떠나 30년이 지나도록 아버님께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우겨서 납골을 이 절에 모시게 되었어요. 그리고 스님 법문을 듣게 되었고요. 또 실제 꿈에 스님이 말씀하신대로 아버님이 나타나셨고, 저의 어려운 일을 잘 풀리게 해주셨으니.... 도대체 이것이 정말 어찌된 것인지..... 내가 믿는 하느님은 또 무엇인지?”
“ 스님, 아무래도 저 개종해야할 것 같아요. 흐흐흐~~ 아버남~ 흐흐흐~”
그렇게 하소연하면 남광스님 손을 오랫동안 잡고 있었어요. 그래서 남광스님은
“ 불자님~ 다 이것이 인연법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제가 책을 한권 선물할테니
꼭 읽어 보셔요. “하며 <알기 쉬운 생활불교>란 책을 드렸다.
이 책은 그동안 카페 개운선원에 올려 져 있는 내용들을 편집한 것이었다.
◇ 늦은 시간 1시간 동안 부처님 앞에서 그 남자 불자님과 신행상담을 하였던 것입니다.
●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보다 가치관 혼란으로 큰 방황을 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는 수 천년 동안 중국영향으로 유교가 발달해서 우리의식 구조에 유교적 가치관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민간신앙으로 내려오는 단군신앙 그리고 샤마니즘인 무속신앙도 깊이 뿌리가 내려져 있습니다. 1600년전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또 불교적 가치관이 유교와 무속 그리고 단군신앙과 어우러져서 우리 민족정신이 한 때는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백년 전부터 서구의 세력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서양종교인 천주교 그리고 개신교가 이 나라의 전통종교와 가치관과 뒤섞여 큰 혼란을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그 원인은 동양종교는 사람중심이고 또 다신교로 모든 종교를 다 포용하는데 비하여, 서양 종교는 오직 유일신을 섬기므로, 필연적으로 전통적인 고유의 종교나 가치관과 격돌할 수밖에 없어요. 바로 위의 남자가 겪는 정신적 방황도 바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 기독교의 성경 특히 구약성서는 유태민족의 신앙이요, 그들의 역사기록입니다. 그들 조상들이 생각하였던 생각이나 문화 또 믿음의 대상을 전 세계 다른 민족에게도 심어주려고 하니 어불설성이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아직도 자기들은 하나님의 유일한 자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신약성경도 범위가 좀 넓어졌을 뿐 자신들이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의 안에서만 자식으로 인정합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유일신을 섬기기 때문에 다른 신을 섬기거나 신이 아닌 종교(불교 등)를 인정하지 않고 모두 사탄으로 규정하여 적개심을 가지고 분노를 가지고 박멸하려는 그 집단 광신적 맹신이 아주 위험한 것입니다. 이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무서운 생각인 것입니다. 지금도 이스라엘과 아랍민족의 대립을 보십시오, 또 유대민족이 세계 곳곳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것도 바로 그들입니다. 또 이에 맞서는 신 기독교보수주의(네오콘) 또한 이에 못지 않습니다.
◇ 이러한 가운데 우리 나라사람들의 정신적 방황과 공항은 날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를 하고나오면서
“스님~ 혼란스럽습니다. 왜 내게 이러한 일이..스님 왜 삽니까?”라고 흐느끼는 어느 한 남자의 말에 다음과 같은 답을 떠올리며 법당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행복을 위해 삽니다. 영원한 행복을 그리고 우리함께 그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