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당 남광 2008. 3. 20. 09:46
 

파탈리 마을 사람들 (열반-하나, 둘, 셋, 넷)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은 사밧티 교외의 제타숲 가운데 아나타핀디카 동산에 머물고 계셨다.

그때 세존은 열반에 관한 가르침으로 비구들을 깨우치고 권하시며, 격려하시고 기쁨을 주셨다. 비구들은 잘 이해하고 골똘히 생각하며, 말씀하신 모든 것을 거듭 되새기면서 귀 기울여 법을 듣고 있었다.

   때에 세존은 그것을 아시고 이러한 우다나를 노래하셨다.


◇ 열반- 하나


   비구들이여! 이러한 곳이 있다.  그 곳에는 흙도 없고 물도 없으며 불도 없고 바람도 없다. 그곳은 허공으로 가득 찬 곳(空無邊處)도 아니고, 식별이 가득 찬 곳(識無邊處)도 아니며, 어떤 것도 아니 곳(無所有處)도 아니며, 상(想)도 아니고 상이 아니 것도 아닌 곳(非想非非想處) 도 아니다. 이 세상도 아니고 저 세상도 아니며, 해와 달도 없다.

   비구들이여! 그 곳에 온다고도 말할 수 없고 그곳으로 간다고도 말할 수 없으며, 그 곳에 머문다고도, 그곳에서 죽는다고도, 그곳에 태어난다고도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무엇에 의하여 있는 것도 아니며, 무엇으로부터 생겨난 것도 아니며, 무엇에 의지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상의 끝이다.


◇ 열반 - 둘

   열반은 참으로 보기 어렵다. 결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이는 갈애를 훤히 알며, 보는 자는 어떠한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 열반 - 셋


   비구들이여! 생겨난 것이 아닌 것,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합성된 것이 아닌 것이 있다. (주1)

   비구들이여! 만약 생겨난 것이 아닌 것,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합성된 것이 아닌 것이 없다면 그곳에는 생겨난 것과, 이루어진 것, 만들어진 것, 합성된 것이 아닌 것을 싫어 떠나는 일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주2)

   비구들이여! 생겨난 것이 아닌 것,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합성된 것이 아닌 것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 이루어진 것, 만들어진 것, 합성된 것을 싫어하여 떠나는 일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주1) 이것은 본래 청정한 마음자리, 나지고 않고 멸하지도 않는 자리를 말한다. 진리의 본체를 말한다. 탐진치 삼독의 번뇌를 다 벗어난 상태, 어떠한 걸림도 없는 자유로운 상태이다. 

 (주2) 이것은 인연에 의하여 생성된 모든 것을 말한다. 즉 탐진치 삼독의 번뇌와 나라고하는 이기적 인 애고의 그물에 갇혀 구속된 상태를 말한다.  


◇ 열반 -넷


  비구들이여! 무엇인가에 기대어 있는 자는 흔들림이 있다. 아무것에도 기대어 있지 않은 자에게 흔들림이 없다. 흔들림이 없으면 고요히 쉬게 된다. 고요히 쉬게 되면 쾌락을 누리지 않는다. 쾌락을 누리지 않으면 오는 일도, 가는 일도 없다. 오는 일과 가는 일이 없으면 이 세상에 있지도 않고 저 세상에 있지도 않으며 그 사이에 있지도 않게 된다.

   이것이 다름 아닌 괴로움의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