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당 남광 2007. 12. 23. 11:02

 

◇ 수니따 장로의 고백 ( 장로게경: Thera gata)


  나는 비천한 집안에 태어나

  가난하고 먹을 것이 궁핍했습니다.

  가문이 미천하여 시든 꽃을 청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경멸하고 혐오하고 꾸짖었습니다.

  나는 마음을 다소곳이 하여, 많은 사람들을 공경했습니다.

 


  그때, 온전히 깨달음을 얻으신 분

  위대하고 당당하신 분께서

  한 무리의 수행자들에게 둘러싸여

  마가다국에 오신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나는 맬대를 내던지고

  스승께 예배드리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최상의 어른이신 분 붓다께서 나를 불쌍히 여겨

  그 자리에 멈춰 서셨습니다.


  그때 나는 스승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 쪽에 서서

  최상의 어른이신 붓다께 간청했습니다.

  “출가시켜 주십시오.”


   그러자 자비심이 깊어 온 세상을 사랑하시는 분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 오라, 수행자여.”

   이로써 나는 수계식을 마쳤습니다.


   그 뒤, 나는 숲속에 살며,

   승리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부지런히 그 가르침을 실천하였습니다.


   초저녁에 나는 전생을 깨쳤습니다.

   한밤이 되어 천안(天眼)을 맑혔습니다.

   새벽녘이 되어 무지의 근원을 타파했습니다.


   곧 날이 밝아 해가 솟을 무렵

   인드라신과 범천이 와서 내게 합장하며 말했습니다.

   “가문이 훌륭하신 분, 당신께 예배드립니다.

   최상의 어른, 당신께 예배드립니다.

   당신의 번뇌는 소멸되었습니다.

   당신은 공양 받을 만한 분이십니다.”


   이어 내가 신(神)들에 둘러싸여

   예배 받는 모습을 보시고, 

   스승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성실한 수행과 청정한 계행

   그리고 감관을 제어하는 것.

   이로써 브라민이 된다.

   브라민에 있어 이것은 최고의 경지이다.”


   붓다당시 인도 사회에서 가장 멸시 받는 불가촉천민 청소부를 가람으로

받아들여 신(神)들도 공경하는 최고의 경지에 올려놓는 것이 불교이다.

   이는 불교가 얼마나 민중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실 사례이다.